- 산성터널 등 출퇴근 무료와 배치
오는 10일 개통하는 부산 첫 지하 대심도 도로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가 통행료 논란으로 들끓는다. 교통량 분산을 명분으로 내세운 ‘첨두요금제(피크타임 할증)’가 이례적으로 긴 시간 이어지고 요금도 높게 책정돼 이용 시민에게 부담이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대심도의 첨두시간은 오전 7시~낮 12시(5시간), 오후 4~9시(5시간)로 하루 총 10시간에 달한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대를 훌쩍 넘어 오전 업무 시간과 늦은 밤 귀가 시간까지 모조리 ‘할증 구간’으로 묶어버린 셈이다. 오전 11시에 터널을 통과하는 차량까지 이른바 ‘출근 할증’을 붙이는 방식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교통량 분산이 목적이라면 특정 혼잡 시간대에만 ‘핀셋 할증’을 적용해야 하지만, 하루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첨두시간으로 둔 것은 수익 극대화 의도로 풀이된다.
요금 격차 역시 크다. 할증이 적용되는 첨두시간 통행료는 2500원(만덕~센텀 소형차 기준)으로, 심야 시간(1100원)과 비교하면 2.3배에 달하며 평시 요금(1600원)보다도 900원 비싸다.
이는 부산시가 최근 ‘통행료 부담 완화’를 위해 도입한 유료도로 연속 통행 할인제 등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실제로 산성터널과 을숙도대교는 평일 출퇴근 시간(총 5시간)을 첨두시간대로 지정하고 오히려 ‘무료화’를 시행하며 시민 부담을 낮추고 있다. 한쪽에서는 선심성으로 요금을 깎아주면서 정작 대심도에서는 ‘시간대 늘리기’로 요금을 더 걷는 모순되는 행정을 보여준 셈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첨두시간 설정은 교통량을 분산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요금이 너무 낮으면 차량이 몰려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시가 건설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 자본을 유치했으나, 사업자의 수익성을 보장하려다 보니 이 같은 요금 체계를 설정했다고 지적한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교통 복지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심도가 오히려 시민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선례가 될 수 있다”며 “후속 사업에서도 이 같은 요금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면적인 재검토와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