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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아카데미 23기 6주 차 강연자로 나선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이 최근 국제관계를 주제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새벽 프리랜스 |
- 미중 패권 갈등 속 생존전략 제시
- 정치 외교 등 우선순위 명확해야
“요새 국제 규범이나 법질서가 무력화되고 무력 충돌이 비일비재합니다. 세상은 원래 이랬습니다.”
지난 22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국제아카데미 23기 6주 차 강연자로 나선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은 최근 일어난 미국-이란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 등 국제 정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장 총장은 이날 ‘격동의 국제 정세 - 회귀의 국제관계’를 주제로, 미·중 갈등에 대해 대한민국이 가져야 할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사슴이 줄을 긋고 사자에게 들어오지 말라고 해도, 사자는 들어간다”며 “한 번씩 사자에게 덤비다 잡아먹히는 사슴도 있다”고 국제 정세를 밀림에 비유했다. 이어 “한 국가의 국경 안에서 법을 집행하면 정부가 있기에 힘이 있다”며 “UN 같은 국제기구는 중앙 정부가 없어 강제할 수 없다. 그래서 ‘밀림’과 같다”고 했다.
또 “고대 그리스 당시 아테네가 강해지자, 스파르타는 위협을 느끼고 전쟁을 일으켰다”며 “지난 500년 동안에는 급격히 강해진 나라와 기존 패권국의 갈등은 총 16번이 있었고 그중 12번이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19세기 영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패권을 두고 대립한 ‘그레이트 게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일어난 미국과 소련의 ‘냉전’을 예시로 들며 “대국 간 갈등도 언제나 있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80년간 이어져 온 자유 무역 질서, 평화가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차 세계 대전 때까지 미국은 ‘우리는 예외적 지위에 있는 국가’ ‘유럽의 전쟁과 동맹 정치에 휘말리지 말고, 자국과 서반구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봤다”며 “냉전이 시작된 뒤 소련 진영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여러 지역 동맹을 만들었다”고 했다. 또 “WTO(세계무역기구) 등 국제기구를 세워 자유무역질서 국제경제질서 자유주의 등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1978년 20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중국의 GDP(국내총생산)는 2024년 18조 달러를 넘어섰다. 장 총장은 “미국이 설계한 시스템의 도움으로 급성장한 중국이 이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같은 국제 시스템의 설계자가 됐다. 성장 과정에서 많은 지식재산권을 침해했고, 산유국들이 받는 석유 수출 대금을 ‘위안화’로 바꾸려고 시도했다”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전략적 명확성’이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감한 국제 정치나 외교적 상황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해 실익을 챙기는 ‘전략적 모호성’과 반대로 핵심 우선순위와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인상 경고, 방위비 인상 요구 등은 심각하고 무서운 요구”라며 “대한민국이 중국과 미국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힘의 정치와 국익을 우선으로 하고, 갈등을 필연적으로 보는 ‘현실주의’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품에 안겨 춤을 추기도 했다. 일본은 전쟁을 통해 미국의 쓴 맛, 동맹을 통해 미국과의 좋은 관계를 경험했고 현실적으로 판단했다”며 “국제 정서는 힘 중심의, 밀림 같은 시대로 회귀 중이다. 우리도 강대국 미국에 대해 현실주의적인 인식을 갖고 전략적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