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승의 날’ 학생과 교사가 서로 안아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국제신문 DB |
‘스승의날’을 맞았으나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학부모는 청탁금지법을 위반할까 눈치를 보고, 학교는 꽃다발 증정이나 기념행사가 괜한 오해를 살까 체육행사로 기념일을 대체하는 등 ‘거리두기’에 나서 씁쓸하다.
14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의 금성고(동구), 동평중(부산진구), 다대중(사하구) 등 부산지역 중·고교 15곳 이상이 스승의날에 체육행사를 진행한다. 학교는 스승의날을 특별히 기념하기보다 평소와 같은 학사 일정으로 최대한 조용히 보낸다는 입장이다. 금성고 관계자는 “교사들이 감사 표현을 부담스러워한다. 체육대회를 하면 학생과 교사가 함께 즐길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며 “행사가 오전 일찍 끝나면 교사들도 편하게 느끼고 업무 부담이 줄어 자율 근무가 가능하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박유정(43·금정구) 씨는 스승의날을 맞아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박 씨는 “학부모 입장에서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싶지만, 청탁금지법 때문에 어디까지 가능한지 몰라 조심스럽다. 괜히 선생님께 부담을 주거나 다른 학부모 눈에 ‘튀는 엄마’로 비칠까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최모(수영구) 씨도 “예전에는 꽃 한 송이나 편지 정도는 자연스럽게 생각했을텐데 요즘은 그것도 괜히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들까 조심스럽다. 결국 문자로 감사 인사만 전한다”고 밝혔다. 영도구 남항동 2가의 한 꽃집 사장은 “인근에 학교가 있어 스승의날을 앞두고 ‘학교에 꽃을 가져가도 되느냐’고 묻는 학부모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직 교사들은 스승의날이 ‘단속의 날’처럼 느껴진다고도 했다. 부산교사노조 측은 “해마다 스승의날에 케이크나 꽃 등 학생들이 준비한 작은 성의도 받지 말라는 식의 안내가 반복된다. 학생들이 칠판에 감사 문구를 적거나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이 과거엔 자연스러웠지만 이제는 혹시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며 “음식이나 선물은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어 조심하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일부 교사는 차라리 스승의날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부산시교육청은 학교 자율로 운영된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도 별도 행사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교육청이 특정 행사를 지시하거나 제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