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동네 뒷산이었는데…산행 규제·재산권 충돌 협치 서둘러야

금정산국립공원 시대 <3> 시민 인식 전환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6-05-17 19:07:41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400여 세대가 거주하는 산성마을은 금정산 한복판의 섬처럼 국립공원 구역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산성마을.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반려동물 동반·야영·비박 금지
- 바뀐 탐방 환경 시민 볼멘소리

- 사전단계 없이 국립공원 직행
- 79% 달하는 사유지 매수 과제

- 공원 구역 둘러싼 섬 산성마을
- 재산권 지장·탐방로 축소 우려
- 공원·마을 상생위한 지원 바람

금정산이 전국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시민 인식 전환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지정 단계 없이 곧장 국립공원으로 승격한 사례라 일부 시민은 ‘동네 뒷산’이던 금정산이 각종 규제에 묶였다는 볼멘소리도 한다. 국립공원의 위상과 시민 인식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탓으로,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풍 가던 뒷산이 이제 국립공원”

지난 16일 새벽 4시 부산 금정구 범어사 뒤편 탐방로 초입. 헤드랜턴을 장착한 탐방객들은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한 탐방객은 반려견과 함께 정상까지 올라 일출을 감상했다. 반면 탐방로 곳곳에는 ‘반려동물 출입제한’이라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올해 계도 기간이지만 국립공원은 엄연히 반려동물과 동반 입산이 금지다. 또 흡연 취사 화기사용 등이 제한되며 산나물 채취와 야영 및 비박도 할 수 없다. 금정산국립공원 인근 동래구 한 대단지 아파트 주민 이모(여·60대) 씨는 “어릴 때부터 금정산을 올랐던 기억에 비춰보면 아직도 소풍 가던 ‘동네 뒷산’ 같다”며 “이웃들도 규제만 생기고 더 나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고 전했다.

실제 금정산은 사전 단계 없이 곧장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비보호구역에서 순식간에 보호구역으로 곧장 뛰어오른 것이다. 시민 인식과 행정 사이의 괴리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장 금정산 직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은 1980년 도립공원 지정 이후 43년 후인 2023년 12월 31일에야 국립공원 지정이 이뤄졌다.

국립공원 지정에 문을 닫아야 하는 식당도 생겼다. 금성동에서 5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A(60대) 씨는 “권리금을 비롯해 1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식당을 열었는데 국립공원 구역이라 나가야 한다는 얘기를 구 관계자들에게서 들었다”며 “이게 생업인데 땅 주인이 토지를 매도하면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금정산국립공원 사무소 문창규 자원보전과장은 “국립공원 지정 첫 해인 만큼 계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다만 올해 말 보전관리계획 수립까지로 계획했던 계도 기간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유지 79%…금정산은 ‘남의 땅’

사전 지정 단계 없이 국립공원으로 직행한 금정산은 사유지 비율도 풀어야 할 숙제다. 금정산국립공원 사무소에 따르면 국립공원 전체 면적(66.85㎢) 중 사유지(46.51㎢)와 사찰지(6.36㎢)가 79%에 달한다. 이는 전국 24개 국립공원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국립공원의 평균 사유지(사찰지 포함)는 18%에 불과하다.

사유지 중 ‘대토지’ 소유자는 약 90명에 달한다. 대토지 소유자를 판단하는 정해진 기준은 없으나, 국립공원공단과 부산시는 국립공원 지정 과정에서 우선 협의할 대상을 10ha(10만 ㎡) 이상의 토지 소유주로 정했다. 이들 소유의 토지 면적은 38.6㎢에 달한다. 이는 전체 사유지와 사찰지 면적의 73%다.

사유지 비율이 높은 만큼 여러 제약도 생긴다. 국립공원이라도 탐방로나 화장실 등 공원 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사업은 토지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국립공원공단 자원보전처 보전정책부는 토지 매수를 추진한다. 소유자가 공단에 매도 신청을 하면 우선순위 평가와 사유지매수사업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매수가 이뤄진다. 공단은 보전 가치가 높거나 핵심 생물종이 서식하는 토지를 중점으로 매수하는데, 금정산국립공원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출입제한 등으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공원자연보존지구가 공원 전체 면적의 약 10.3%(6.86㎢)에 달한다.

■국립공원 속 마을… 엇갈린 반응

금정산국립공원 구역에 둘러싸인 마을이 있다. 바로 금정구 금성동 산성마을이다. 지난 14일 기준 437세대(861명)가 거주하는 산성마을은 금정산 한복판에 위치하지만 국립공원 구역에서는 빠졌다. 이미 개발제한구역(GB)과 문화재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에 묶인 마을 주민은 사유재산권 행사에 또 다른 지장을 받을까 국립공원 지정에 꾸준히 반대했다. 이곳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한 마을 주민은 “식당을 하고 있는데 국립공원 지정 이후 벌써 손님이 20%는 준 것 같다”며 “탐방로도 정비에 들어가 접근성도 낮아질까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산성마을은 50여 년 전부터 음식점 등 업소를 비롯한 마을이 형성됐다. 한때 160개가 넘던 가게는 현재 절반으로 줄었다. 마을은 국립공원 외 구역이라 자연공원법 적용을 받지 않지만, 동시에 국립공원공단이 토지 매수 사업도 할 수 없다. 공단은 앞으로도 마을을 공원구역에서 제외한 지금의 형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공단은 이러한 현안을 비롯해 국립공원 운영에 필요한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거버넌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실제 올해 하반기 중으로 지역 주민 시민단체 전문가 관계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20명 규모의 협치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다.

유청길 산성마을 주민자치위원장은 “이제는 공원과 마을이 상생하는 수밖에 없다”며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탐방객이 마을에도 머물 수 있는 콘텐츠와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5. 5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6. 6‘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7. 7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8. 8[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9. 9[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10. 10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9. 9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10. 10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5. 5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6. 6“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8. 8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