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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도시철도 대연역 인근 삼거리에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교통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22일 사고 현장에 부산 남구청 및 남부경찰서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 연석으로 보도·차도 구분이 전부
- 피해자 있던 교통섬 볼라드도 無
- 사고방지 시설물 설치 의무 아냐
지난 21일 오후 부산 남구 도시철도 2호선 대연역 인근 삼거리. 내리막길을 주행하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 4명과 주차된 오토바이들을 잇달아 치고 도시철도 환풍구 구조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운전자를 포함한 3명이 다쳤다. 사고 현장은 어린이보호구역이었지만 과속방지턱과 펜스 등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시설물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오전 국제신문 취재진이 찾아간 사고 현장에는 국화꽃과 고인을 추모하는 쪽지가 놓여있었다. 현장 인근에 있던 한 주민은 “브레이크가 안 들었을 리가 있나. 액셀과 헷갈린 거지”라며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사고 차량 운전자를 향해 분노를 터트렸다. 인근 주민은 “골목에서 나오던 차량이 우회전하던 중 차선을 넘으면서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았다가, 그대로 인도로 올라타 돌진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눈물을 훔쳤다. 한 배달원은 “항상 지나다니는 곳에서 사고가 났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현장에 멈춰 서서 국화꽃을 내려놓았다. 이날 오은택 남구청장이 현장을 찾아 사고 경위를 확인하기도 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인 사고 현장은 등교시간엔 약 200m 떨어진 대연초 등굣길로 사용되고 있었다. 아이들을 태운 학부모의 차량이 분주히 오갔고, 노란색 승합차가 대기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전 7시5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30명이 넘는 아이들이 현장을 지나갔지만 과속방지턱이나 펜스 등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구조물은 없었다. 15㎝ 높이의 연석으로 보도와 차도를 구분한 것이 전부였다. 피해자가 서있었던 삼거리 교통섬에는 차량의 인도 진입을 막는 시설인 볼라드도 없어 이번 사고와 같이 차량이 돌진할 때 차량을 멈출 방법이 없었다. 현장을 찾은 한국교통안전공단 석광진 부산본부장은 “가드레일이나 볼라드가 있었다면 교통섬에서 차량이 멈춰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어린이·노인 및 장애인보호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규칙을 보면 ‘시장 등은 보호구역의 도로가 보도와 차도로 구분되지 않는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보도와 차도를 구분하여 설치하거나 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도로부속물을 설치하거나 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호시설이나 과속방지시설 등 안전구조물 설치를 단체장의 재량에 맡길 뿐, 이를 의무화하는 규정은 없는 것이다.
등교하는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 인근 주민은 입을 모아 “보도와 차도 경계도 잘 안 돼 있고, 보도에 펜스나 가드레일 등 안전구조물 설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석 본부장은 “등하교 시간이나 차량 통행량 등을 고려해 어린이보호구역의 안전구조물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사고 현장의 교통섬을 없애고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는 등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남구 건설과 관계자는 “해당 구간이 시속 30㎞ 구간에 차로가 좁고, 급경사도 아니기 때문에 국토교통부 지침에 모자란다고 판단해 안전시설물 설치 우선순위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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