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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양정역 BRT 구간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초록불이 켜지자 오토바이들이 학생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 통행 많은 점심땐 ‘1분에 1대’꼴
- 민원 많지만 저녁땐 단속도 안돼
- 전문가 “건널목 옆 동선 분리를”
부산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간의 횡단보도가 이륜차들의 상습 불법유턴 통로로 전락하면서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버스전용차로가 길게 뻗은 BRT 도로의 구조적 특성상 차량을 돌릴 만한 구역이 없어 빚어진 현상으로, 이륜차 전용 차로 확보 등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오전 11시30분부터 낮 12시까지 부산진구 동보프라자 앞 BRT 구간 횡단보도. 인도에서 보행자와 나란히 서 있던 오토바이가 보행자 녹색신호에 맞춰 함께 출발했다. 오토바이는 길을 다 건너기 전 차도 구간에서 핸들을 꺾어 차량을 돌렸다. 불법 횡단보도 주행이자 불법 유턴이다.
이곳에선 이런 식의 불법유턴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오토바이와 보행자가 뒤섞이며 보행자를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는 곡예주행이 이어졌다. 총 16대의 오토바이가 불법 유턴을 한 가운데 운전자가 내려서 오토바이를 끌고 간 것은 6대에 불과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횡단보도를 가로지른 배달원 A(40대) 씨는 “횡단보도 주행이 불법인 것은 알고 있다”며 “BRT 구간은 멀리 돌아가야 해 시간 단축 때문에 횡단보도로 다닌다”고 말했다. A 씨 말대로 BRT 설치 구간은 버스전용차로가 직선으로 길게 뻗은 도로 특성상 근처에 유턴 구간을 설치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BRT 구간에서 불법유턴을 감행하는 오토바이가 끊이지 않는다.
앞서 일요일인 지난 28일 부산진구 도시철도 1호선 양정역 BRT 구간 횡단보도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취재진이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살펴본 결과 약 30대의 오토바이가 현장을 지나갔다. 1분에 1대 꼴로 불법유턴을 한 것이다. 이 가운데 3명만 오토바이에서 내려 끌고 갔다.
상황이 이렇지만 배달 오토바이의 통행이 많은 저녁 시간대엔 경찰 단속도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BRT 일대 불법 유턴에 관한 집계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이륜차 불법유턴과 관련한 민원이 많고,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인원이 부족해 상시적으로 단속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취재가 시작되자 이날 도시철도 양정역 일대에서 이륜차 불법유턴 단속에 나섰다.
전문가는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아대학교 김회경(도시공학과) 교수는 “오토바이가 횡단보도에서 불법 유턴하는 것은 불법이 맞지만 오토바이가 합법적으로 유턴할 수 있도록 횡단보도와 일렬로 오토바이 차로를 설치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BRT 구간의 구조적 한계로 유턴 구간을 설치할 수 없는 만큼, 횡단보도 구간을 활용하되 보행자와 오토바이의 동선을 분리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