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가평전투 등 75주년 맞아 방한
- 한국인 참전용사 3명과 차담 나눠
-HD현대重 방문… 李대통령 만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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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3세 국왕의 여동생 앤 공주가 8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14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영국 기념비 앞에서 앤 공주가 헌화,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영국 앤 공주가 14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영연방 장병을 추모하고 한국인 참전용사들과 만났다. 올해 임진강·가평전투와 유엔기념공원 조성 75주년을 맞아 이뤄진 방문으로, 영국 왕실 인사가 이곳을 찾은 것은 2013년 글로스터 공작 리처드 왕자 이후 13년 만이다.
앤 공주는 이날 오전 8시55분께 남편 팀 로렌스 경과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했다. 영국무관 올리버 너튼의 안내를 받으며 전재수 부산시장과 서정인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장 등과 악수한 뒤 기념관에서 해군작전사령관과 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 영연방 관계자들을 만났다. 앤 공주는 묘역 내 영국 기념비로 이동해 붉은색 양귀비가 섞인 리스(화환)를 헌화하며 한국전쟁에서 산화한 영연방국 장병의 희생과 헌신을 기렸다. 해당 리스는 유명 플로리스트 레오 킴이 제작했다.
추모식에서는 한국전쟁에 10만 명이 넘는 영연방 장병이 참전했고 약 2000명이 돌아오지 못했으며 수천 명이 다쳤다는 내용의 추모사가 낭독됐다. 앤 공주는 이어 영국 최고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받은 필립 커티스 중위와 케네스 뮤어 소령 등의 묘를 진지하게 살피고 관련 내용을 상세히 물었다. 임진강전투에서 전사한 뒤 무명용사로 안장됐다가 2023년 신원이 확인된 패트릭 앵지어 소령의 묘도 찾았다. 한국전 당시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받은 영국 장병 4명 가운데 3명이 유엔기념공원에 잠들어 있다. 이날이 기일인 영국군 M 호건 이병의 묘에는 직접 국화 한 송이를 바쳤다. 호건 이병은 1952년 7월 14일 전사했다.
관리처는 2007년부터 매일 아침 기일을 맞은 안장자의 묘에 해당 국가 국기와 국화 한 송이를 놓는 ‘오늘의 추모용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어 앤 공주는 류영봉(92), 김응수(94), 정식현(95) 씨 등 한국인 참전용사 3명과 차담했다. 앤 공주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전몰장병들이 오늘날 발전한 한국을 본다면 “굉장히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으며, 참전용사들이 이곳을 찾는 데에는 자신은 살아남았다는 미안함과 전우에 대한 그리움이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 공주의 이번 방한은 1951년 4월 영연방군이 치른 임진강·가평전투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뤄졌다. 두 전투 기간 전사해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영연방 장병은 영국군 91명을 포함해 모두 132명이다. 현재 유엔기념공원에는 14개국 유엔군 참전용사 2339명이 안장돼 있으며, 이 가운데 영국군은 892명이다. 서 처장은 “영국은 한국전쟁 당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병력을 보냈다”며 “영국이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 의장국인 만큼 이번 방문은 공원이 지닌 평화와 인류애의 가치를 세계에 다시 알리는 상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 공주 부부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앤 공주 부부는 이날 유엔기념공원 방문에 이어 울산과 울산조선소를 찾아 해양·조선·방위 산업 분야 한영 협력 사례들을 살펴봤다. 또 앤 공주 부부는 이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양국 우호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