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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해군도시 진해 상징 해사 사라지나” 주민 반발

통합 사관학교 대전에 창설

  • 김용구 기자 raw720@kookje.co.kr
  •  |   입력 : 2026-07-16 18:49:27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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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군사 교육·훈련시설이 밀집한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기로 결정한 1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인근에 사관학교 통폐합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 “설명회 한 번 없는 이전이 맞나”
- 상인들, 상권붕괴 우려에 탄식
- 육·해·공사 총동창회도 반대성명

“80년간 자리를 지켜온 해군 도시 ‘진해’의 상징이 이전한다니 허탈하기만 합니다. 도시 정체성은 물론 주변 상권 침체 현상을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광화동에서 10년 넘게 고깃집을 운영하는 50대 이모 씨는 16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토로했다. 정부가 이날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군사 교육·훈련 시설이 밀집한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 신설하기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남원로터리를 낀 이 상권 주변에 있는 해군사관학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 씨는 “원도심이라 기반시설이 낙후되다 보니 이미 상권이 다 죽었다”며 “최근 재개발 등 여파로 인근 아파트 주민도 떠났는데 이젠 해군사관학교도 떠난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전날 진해구청 해군협력TF를 통해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60대 민원인은 “지역과 함께 호흡해 온 해사가 주민설명회 한 번 열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합 이전하는 게 맞느냐”는 취지로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사에서 그간 입학식이나 졸업식 같은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릴 때면 생도와 가족 등이 주변 상권으로 몰리면서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워주곤 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가뜩이나 불황 때문에 매출이 줄고 있는데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였던 생도들이 떠난다고 하니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호소했다.

해사는 광복 직후인 1946년 1월 17일 설립됐다. 이는 3군 사관학교 개교일 중 가장 이른 시기로, 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요람이자 지역 상징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현재 1~4학년 620여 명이 재학 중이며, 졸업생은 9800여 명에 이른다. 현재 공군사관학교가 있는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주변 상권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은 매출에 도움이 되는 공사만 쏙 빼가고, 소음을 유발하는 훈련 비행장만 남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육·해·공사 총동창회도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역사와 전통이 끊기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 이 단체는 “육사·해사·공사의 틀을 유지한 채 대규모 시설 투자와 조직 개편, 제도적 변화 등을 단행할 수 있는데 각 학교를 폐교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 브리핑을 통해 “새로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는 대전 자운대에 유치하겠다. 카이스트를 비롯한 유수 대학과 항공우주연구원 등 지적 기반을 갖춘 과학기술 심장부에 최첨단 스마트 캠퍼스를 신축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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