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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 권용휘 기자 kyw@kookje.co.kr
  •  |   입력 : 2026-07-22 19:19:47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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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공무원노조 익명게시판 캡처.
- ‘우리는 유능하다’는 특권의식
- 라이브서 체면 깎이며 방어태세
- 차라리 직무역량 높일 기회로

시정업무보고회 생중계 반발 사태(국제신문 22일 자 1면 보도)는 초상권 침해나 악성 댓글 문제만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공권력과 행정 권한을 가진 공직 사회가 감시와 책임을 거부한 채 ‘우리는 유능하다’는 자기 위안에 빠진 민낯을 드러낸 까닭이다.

공무원 익명 게시판에는 스스로를 엘리트로 규정하는 인식이 짙다. 한 댓글에는 “국장단은 시청 공무원의 정점이며 열심히 살아온 똑똑한 분들”이라는 문장이 달렸다. 시청 핵심 보직인 국실장 자리는 조직 내부에서 성과와 체면을 상징한다. 생중계 방송은 이 체면을 실시간으로 허물었다. 간부진이 시장 질문에 답을 못하고 당황하는 장면이 가감 없이 퍼졌다.

자존감에 위협을 느낀 공무원 집단은 방어 태세를 취했다. 역량 부족을 인정하는 대신 외부 환경 탓으로 돌렸다. “발령 직후 참석한 자리” “편집 영상이 맥락을 왜곡한다”는 주장을 앞세웠다.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회의 자체가 무능하게 보이도록 만든다는 논리다. 무능을 직시하는 대신 시스템 불공정을 주장하며 자존심을 지키려는 움직임이다.

집단 내부 논리에 균열을 내는 목소리는 즉각 배척당했다. 생중계를 긍정 평가한 하위직 직원 글에 달린 반응이 대표 사례다. 공무원들은 글쓴이 말투를 문제 삼고 인공지능 분석 도구를 동원해 나이를 추적했다. 내부 논리와 다른 의견이 나오면 신뢰도를 깎아 이탈자를 솎아내는 집단 이기주의를 드러냈다.

이렇다 할 대기업이 많지않은 부산은 전문 직종을 제외하면 시청 공무원 선호도가 높다. 한때 행정직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을 정도다. 공직 사회 내부에 ‘지역 최고 엘리트’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배경이다. 지역 스타트업 관계자는 “인근 지자체와 비교해도 부산시 공무원 권위의식이 높다”며 “팀장급 공무원을 만나 명함을 전달하기조차 어렵다. 기업이 더 성장하면 서울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생중계 회의는 특권의식 속에 숨은 실력을 그대로 노출했다. 시민이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한 누리꾼은 “일반 기업에서도 주요 사안을 모르면 상사와 부하 직원에게 비판받는다”며 “세금을 받는 공무원이라면 자기연민보다 성찰과 발전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모든 부산시 공무원이 생중계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한 직원은 “시정보고회를 보며 전체 행정 흐름과 사업 우선순위를 명확히 이해했다”며 “상급자 사업 준비 과정을 지켜보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회의 공개가 직무 역량을 높이는 계기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행정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는 끝났다. 숏폼 편집 영상이나 악성 댓글 부작용을 이유로 회의 공개 자체를 거부하는 행태는 행정 편의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행정 투명성은 공직 사회 신뢰를 세우는 최소 조건이다. 부산시 공무원 조직은 권위주의 뒤로 더는 숨을 수 없다. 스스로 유능함을 입증하고 시민에게 검증받을 때, 공직 사회를 향한 차가운 시선도 비로소 신뢰로 바뀔 수 있다.

권용휘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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