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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태로 아파트 뚫고 나온 토사-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건물 내부까지 밀려들어 집기와 시설물 등이 파손돼 있다. 이 사고로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50대 여성과 60대 남성 등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
최근 ‘마른 장마’가 몰고 온 ‘극한 폭염’과 가뭄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부산과 경남이 이번에는 수해로 고초를 겪었다. 해갈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광복절 연휴 ‘단비’는 거제와 통영을 중심으로 최대 800㎜ 이상의 ‘극한 호우’로 번져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에서는 빈집 2채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부산시와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8분 영도구 남항동에서 빈집 1채가 무너진 데 이어 오전 11시18분 서구 부민동에서도 빈집 1채가 붕괴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붕괴 위험으로 영도·서·동·사하구 등 4개 지역에서 14가구 24명이 대피했다.
경남에서는 이날 새벽 4시32분 거제 옥포동의 한 야산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 떠밀려온 토사가 인근 아파트 1~2층을 덮쳤다.
신고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새시 등 부서진 잔해와 흙더미 사이에서 심정지 상태의 20대 남성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또 이 현장에선 50대 여성과 60대 남성 등 2명이 경상을 입은 채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5시5분 통영시 산양읍 곤리리 한 주택에서도 산사태로 60대 여성의 하반신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 통영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불어난 물에 거제 시내 점포 유리창이 깨지는 등 거제와 통영에서만 1947건의 폭우 관련 신고가 접수됐고 136명이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또 거제·통영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각각 33곳, 8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거제와 통영은 이날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했다. 거제에는 ‘극한 호우’ 구름대가 빠져나간 이날 새벽 1시까지 하루에만 577.4㎜의 물 폭탄이 집중되면서 가뭄 해갈에 도움을 주던 ‘단비’는 삽시간에 ‘재난’으로 번졌다. 이는 1972년 1월 24일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일강수량 신기록이자 전국적으로도 역대 일강수량 중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14년 전 제15호 태풍 ‘루사’ 때 강릉(2002년 8월 31일, 870.5㎜)과 대관령(2002년 8월 31일, 712.5㎜) 사례만 이를 앞선다. 특히 거제에는 이날 새벽 1시32분부터 1시간 동안 무려 124.5㎜의 호우가 집중됐다. 통영도 이날 같은 시간까지 409.7㎜로 일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15일 0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거제 851.1㎜ 통영 704.8㎜ 등을 기록했다. 평년 여름 전체 강수량인 거제 935.1㎜, 통영 728.8㎜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외에도 이 기간 고성은 410.9㎜, 사천은 380.5㎜ 등의 강수량을 보였다. 부산 역시 가덕도가 441㎜를 기록하면서 각종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