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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오전시간 부산 북구 만덕~센텀 고속화도로(대심도) 만덕IC 방면 출구에서 만덕 1·2터널 이용 차량이 합류해 병목현상으로 만덕대로 일대가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국제신문 DB |
- 2월 개통하자마자 ‘교통지옥’
- 미남~만덕 통행속도 45% 감소
- 만덕~구포 속도도 30% 느려져
- 북구주민 체감 시간은 더 답답
- 市, 대심도 빠져나오는 차량
- 차선 변경 구간 변경할 방침
- ‘만덕육교’교량 구조검토 난항
- 대저대교 건립 등 분산 하세월
북구 만덕과 해운대구 센텀시티를 잇는 지하 도시고속화도로(대심도)가 지난 2월 완공 돼 부산 내부 순환도로가 완성됐다. 부산시는 대심도 개통으로 교통난 해소와 막대한 경제 유발효과를 기대했지만 실상은 극심한 차량 정체로 운전자와 인근 주민의 원망 목소리가 자자하다.
■짧았던 장밋빛 전망2019년 착공한 대심도는 지난 2월 19일 정식 개통했다. 총길이 9.62㎞, 왕복 4차로 규모를 자랑한다. 주행 차종 제한이 없어 대형 화물차도 대심도를 이용할 수 있다. 대심도 문이 활짝 열리면서 북구 만덕동에서 해운대구 센텀시티까지 불과 11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과거와 비교해 30분 이상 줄었다.
사람과 화물도 빠르게 서부산과 동부산을 오갈 수 있게 되면서 시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충렬대로와 수영강변대로의 만성적 정체가 크게 완화되는 것을 시작으로 부산 내부 순환도로가 완성돼 시 전역의 교통 흐름이 개선될 거라고 기대했다.
시는 대심도 개통으로 연간 통행 비용은 648억 원이 줄어들고 생산유발효과는 1조2000억 원이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1만 명에 가까운 고용 창출도 가능하리라 내다봤다.
하지만 개통 직후 크고 작은 문제가 이어졌다. 대심도 바닥에 가라앉아있던 콘크리트와 먼지가 차량 통행으로 날아올라 운전자 시야를 가렸다. 대심도를 빠져나온 차량에는 뿌연 먼지가 내려앉아 운전자 원성이 자자했다. 시는 급하게 물차를 동원해서 내부에 쌓여있던 먼지를 씻어냈다. 가뜩이나 유료 도로가 많은 부산에서 대심도 통행료가 비싼 점도 시민 불안 요소 중 하나였다.
대심도 개통으로 서부산과 동부산을 오가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최소한의 기대조차 충족 못 했다. 북구 만덕동에서 대심도로 진출입하려는 차량 통행으로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교차로의 구조적 문제와 남해고속도로 진입 구간에서 차량은 발이 묶였다. 이 때문에 운전자와 인근 거주 주민은 대심도를 두고서 시가 ‘거대한 주차장’을 지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뱉고 있다.
■운전자도 북구 주민도 불만시는 대심도 개통에 맞춰 ‘느긋한 아침, 빨라진 저녁’이라는 현수막을 달아 홍보에 열을 올렸다. 개통 직후 실상은 아침과 저녁이면 운전자와 주민 모두 분통만 터트렸다.
부산시의회 김효정 의원이 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심도 개통 이후 주변 도로 차량 속도는 크게 감소했다. 대심도 개통 이후 지난 2월 10일부터 26일까지 부산시 교통 데이터에 따르면 오전 8시 미남교차로에서 만덕교차로 통행 속도는 11.3㎞를 기록했다. 개통 이전(20.6㎞)과 비교해 45%가량 감소한 수치다. 만덕사거리에서 구포 방향도 마찬가지다. 같은 시각 통행 속도는 18.7km로 대심도 통행이 이뤄지기 전(26.9㎞)과 비교해 30% 감소했다.
북구 만덕에서 대심도로 들어가고 나가려는 차량이 얽히면서 인근 주민은 아침마다 출근 전쟁을 치른다. 북구 주민이 체감하는 출근 시간 정체는 시가 공개한 수치보다 더 높은 실정이다. 주민 A 씨는 “만덕에서 김해 방면으로 출근한다. 대심도 개통으로 오전 6시부터 9시 이후까지 차량이 장사진을 이룬다. 출근 시간이 과거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대심도인지 모르겠다. 대심도 때문에 ‘이사를 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 못 내다본 교통영향평가지난 2월 4일 시는 대심도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 때부터 만덕 쪽 출입구 차량 얽힘과 교통 체증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시는 설계 단계에서 교통량을 충분히 예측한 뒤 시공해 혼란이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체가 발생하더라도 개통 초기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거라고 자신했다. 시 자신감이 무색하게 개통 직후 우려는 현실이 돼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실정이다.
교통영향평가 실효성이 의문이 갈 정도로 평가는 실제 교통 흐름과 정체 유발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대심도가 개통하면서 전망했던 교통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개통하고서야 문제 해결 나서지난 2월 19일 유료 통행이 시작된 이후에도 일대 교통대란이 빚어지자 시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올해 안으로 차선을 하나 더 증설하고 대심도를 빠져나온 차량의 차선 변경 구간을 바꿀 방침이다. 차선 증설은 올해 안으로 완성하는 게 목표다.
차선을 늘리려면 만덕 육교로 불리는 교량이 늘어난 차량 통행량을 견딜 수 있는지 구조 검토가 필수적이다. 1995년 준공된 교량이라 구조 검토에 필요한 서류가 남아 있지 않다. 만덕 육교 구조 검토가 늦어지면 2026년이 가기 전에 차선을 늘리지 못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과거에는 관련 서류를 전산화하지 않았다. 정부에서 지은 뒤 시로 관리 등을 이관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구조 검토를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업체와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 계획대로 두 대안은 모두 단기적인 해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남해고속도로로 쏟아지는 교통량 분산이 필수적이다. 부산 화명~김해 초정을 잇는 광역도로 건설과 대저대교 건립까지 이뤄져야 한다.
화명~초정 광역도로는 부산 북구 화명동과 김해시 대동면을 잇는 3.55㎞ 왕복 4차선의 도로다. 2003년 부산과 김해의 시행 협약으로 사업이 시작됐지만 2012년 부산이 맡은 구간만 완공된 상태다. 예산 부족으로 김해시는 맡은 구간 내 도로를 짓지 못했다. 2022년 공사가 재개돼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연내 개통은 어렵다. 준공 시점은 2027년 8월로 미뤄졌다. 또 다른 교통 분산 방안인 대저대교 또한 2030년 8월에나 개통이 가능하다.
김효정 시의원은 시 행정을 강하게 질타한다. 김 의원은 “설계 당시에 현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결과 피해는 운전자와 주민의 몫이 돼버렸다. 현재 시가 내놓은 대책은 단기 대책이다. 현재 대심도 문제점을 지적하며 시비 21억여 원을 확보했다”며 “우선 시는 현재 대안으로 내놓은 방안이 빠르게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시에 근원적인 대책 또한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대심도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현재 부산에는 각종 터널 사업이 많다. 다른 곳에서 대심도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는 착공 전 면밀한 현장 확인과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구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주민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 7월 당선된 정명희 구청장은 교통 전문가를 인수위원으로 선임했다. 인수위는 출근길 대심도 현장을 방문해 교통 체증 현황을 직접 확인했다.
인수위는 남해고속도로에 가변 차선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담은 대안을 시에 제안했다.
정 구청장은 “오랜 공사 끝에 대심도가 만들어져 부산 시민 전체로 보면 편리해졌지만 북구 주민은 출퇴근 시간이면 길게는 40분까지 정체를 겪어야 한다”며 “시는 단기 대책 마련에 그칠 게 아니라 다방면으로 여러 대안을 고려해 대심도 정체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