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산지법 민사14부가 지난달 5일 부산항 북항 복합환승센터 건설현장을 찾아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관련 현장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 “BPA·시공사 협의 나서야”
- 설계변경 협의 놓고 양측 이견
- 인용 여부 추석 전 결론 전망
부산항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사중지 여부가 추석 전 결론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결정을 앞둔 법원은 북항재개발이 부산에 가지는 의미를 강조하며 신속하고도 공공성이 확보된 사업 추진을 위해 시행자 부산항만공사(BPA)와 시공사 피큐건설이 협의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양측은 보행로 단차와 설계변경 절차 등을 둘러싼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부산지법 민사14부(신헌기 부장판사)는 10일 부산항만공사(BPA)가 시공사 피큐건설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 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양측은 시공계획과 달리 복합환승센터 일부 공사가 이뤄진 점을 둘러싼 입장을 확인했다.
BPA 측은 최초 시공계획에서는 단차가 발생할 여지가 없었으나 피큐건설 측이 별도 절차 없이 변경된 설계안대로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제기되자 마치 시공 이전에 BPA 측과 관련 협의가 이뤄진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BPA는 이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돼 단차가 생기면 시민 편의에 큰 지장이 초래된다고 본다.
피큐건설 측은 BPA와 설계 변경을 협의했다고 반박했다. 설계 변경으로 인한 단차 발생 사실을 은폐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이들은 BPA와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설계가 바뀌지 않은 부분에서만 최소한의 공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분쟁은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이 부산역 보행 덱보다 3.3m 높게 설계되면서 벌어졌다. 지구단위계획상 두 시설은 같은 높이로 이어져야 한다. BPA는 단차가 생기면 부산역에서 바라보는 북항 경관이 가려지고 교통약자 등의 보행에도 불편을 준다고 지적했다. 2024년 11월 문제를 확인한 뒤 시정을 요구했으나 해결되지 않자 지난 6월 16일 토지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같은 달 26일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진 심리에서 재판부는 공사가 일정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단차가 발생하는 설계변경과 관련해 도안 등 자료가 생성·제출되기 전 시점에 이미 피큐건설이 공사에 들어갔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피큐건설 측은 설계변경을 마련하는 단계에 공사가 시작된 것이라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설계변경을 마련하는 중에 공사를 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원래 도면대로 공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할 지자체인 부산 동구로부터 공사중지 명령을 받은 것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실제 동구는 설계변경안이 기존 건축위원회 심의 내용과 다르다고 보고 지난달 21일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건물을 지탱하는 파일과 일부 기둥 공사가 진행됐으며, 파일 위치 또한 도면과 상이한 곳에 설치됐다는 판단이었다. 높이·층수·연면적이 바뀐 것에 관한 건축허가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피큐건설은 파일 위치 조정은 사후 신고가 가능한 경미한 설계변경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또 단차 부분과 관계없는 공사를 진행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북항재개발이 갖는 의미를 강조하며 양측이 협의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공공성을 살리면서도 신속하게 공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북항이 왜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지는 시민 모두가 아는 사항”이라며 “부산이 우려하는 여러 목소리를 아우를 결정이 제일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일단 공공성이 우선이고, 그다음은 신속”이라며 “아무리 공공성을 따져도 몇백 년 뒤에 공사가 끝나면 의미가 없다. 신속하게 제대로 개발돼 부산시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추석 전까지 사건의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다만 양측이 합의할 의사를 보인다면 결정을 일주일가량 늦추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