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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돔과 놀이시설, 식당 등이 함께 들어선 일본 도쿄도 도쿄돔시티 전경. 도쿄돔 제공 |
- 경기·수시 공연 가동률 극대화
- 일정 없는 날 돔투어…교통 편리
- 놀이공원, 쇼핑·숙박 인프라도
- 북항돔·주변시설 연계 개발 절실
- 설계 단계부터 콘텐츠 등 마련을
지난 5일 오후 일본 도쿄도 분쿄구 도쿄돔. 관중석에 들어서자 응원단의 힘찬 북소리와 열띤 관중 함성이 돔 안을 가득 채웠다. 이날 그라운드에서는 프로야구가 아닌 제97회 도시대항야구대회 준결승이 진행 중이었지만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바깥의 덥고 습한 날씨와 달리 실내는 냉방이 가동돼 비교적 쾌적했다. 경기장 밖 도쿄돔시티에도 놀이공원과 식당, 쇼핑시설을 찾은 가족과 관광객이 몰려 북적였다.
도쿄돔 주변에는 놀이공원과 식당 쇼핑시설 호텔이 모여 있다. 복합상업시설 라쿠아에는 음식점과 상점뿐만 아니라 천연온천 스파도 들어섰다. 야구 티켓이 없어도 놀이와 쇼핑 식사와 휴식을 즐길 수 있다. 경기일에는 관람객이 주변 시설까지 이용하고, 비경기일에는 놀이·상업·휴식시설이 방문객을 끌어들인다.
부산 동구 북항에 돔구장을 조성할 경우에도 경기장 자체와 함께 비경기일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천과 폭염에 영향을 덜 받는 시설이라는 장점만으로는 연중 가동률을 확보하기 어렵다. 야구가 없는 날 어떤 콘텐츠로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경기 전후 북항과 원도심에 머물도록 주변 시설을 어떻게 구성할지가 과제로 꼽힌다.
■비경기일까지 채운 도쿄돔도쿄돔은 ㈜도쿄돔이 소유하고 운영한다. 전신인 고라쿠엔 스타디움은 1937년 문을 열어 야구뿐 아니라 서커스와 스모, 스키점프 대회 등을 개최했다. 1988년에는 총공사비 350억 엔을 투입해 일본 최초의 전천후 다목적 돔구장인 도쿄돔을 완공했다.
도쿄돔 지붕은 열고 닫는 방식이 아니다. 송풍팬으로 공기를 넣어 내부 기압을 외부보다 약 0.3% 높게 유지하면서 지붕막을 떠받친다. 야구경기 때 약 4만3500명, 행사 형태에 따라 최대 5만5000명을 수용한다. 냉난방 설비도 갖춰 여름에는 실내 온도를 26~28도로 유지한다.
도쿄돔은 야구와 콘서트를 중심으로 연중 가동한다. 야구와 콘서트가 각각 연간 약 100일씩 열리며, 공연 준비 기간까지 포함하면 연간 일정 대부분이 채워진다. 야구 비시즌뿐만 아니라 시즌 중 경기 사이 공백에도 공연을 배치한다.
개장한 지 38년이 지났지만 시설 개선도 이어졌다. 2022년에는 기존보다 면적이 약 4.4배 넓은 메인 전광판을 설치하고 관중석과 라운지, 입장 게이트와 경기장 내부 통로를 개선했다. 무현금 결제와 안면인식 기술도 도입했다. 경기와 공연 일정이 없는 날에는 일반인이 내부를 둘러보는 돔투어도 운영한다. 경기장 자체까지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도쿄돔시티는 돔 완공과 동시에 현재 모습을 갖춘 것은 아니다. 야구장을 중심으로 ▷놀이 ▷상업 ▷숙박 ▷휴식 기능을 단계적으로 추가했다. 2000년 도쿄돔호텔이 문을 열었고 2003년에는 상업시설과 스파를 갖춘 라쿠아가 들어섰다. 스포츠시설 중심이던 공간에 상업과 휴식시설을 더하면서 어린이와 가족 및 남성 중심이던 이용객도 여성과 관광객으로 넓어졌다.
지난 5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방문한 현장에서도 이런 운영 방식은 뚜렷했다. 돔 에서 야구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밖에서는 가족들이 놀이기구를 탔고, 라쿠아 식당과 상점에는 경기와 관계없이 시설을 찾은 방문객이 오갔다. 경기 전 식사와 쇼핑을 하고 종료 뒤에도 주변에 머물 수 있는 시설이 경기장을 둘러싸고 있었다.
접근성도 도쿄돔의 강점으로 꼽힌다. 도쿄돔 인근에는 도시철도 4개 노선과 JR 철도 1개 노선이 지난다. 대형 공연이 끝난 뒤에는 관객을 객석 구역별로 나눈 뒤 순차적으로 퇴장시켜 4만~5만 명이 한꺼번에 경기장 밖과 인근 역으로 몰리는 상황을 줄인다.
도쿄 현장을 함께 둘러본 동구의회 측 관계자들은 주변 상업시설과 교통 여건을 주요하게 살폈다. 이들은 “돔 가동률을 높이려면 경기장만 지을 게 아니라 맛집이나 상가처럼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시설을 함께 갖춰야 한다”며 “도쿄돔은 주변 인프라와 교통이 잘 갖춰져 있어 북항과 비교해 볼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북항 돔, 주변 공간까지 함께 설계를도쿄의 높은 가동률을 부산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프로야구를 치르는 돔은 수만 명을 수용해야 해 시설 규모가 커진다. 그만큼 야구가 없는 날에는 대형 콘서트와 행사를 꾸준히 유치해야 한다. 대규모 행사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열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비경기일 수요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운영의 핵심이다.
북항 돔 유치를 추진하는 동구는 경기장 단독 개발보다 주변 시설과의 연계를 강조한다. 구는 일본 벤치마킹을 통해 도쿄돔의 다목적 활용과 비경기일 방문객 유치, 주변 상업과 관광시설 운영방식을 살폈으며 이를 북항 돔 구상에 반영할 계획이다.
강철호 동구청장은 “북항 돔형 복합시설은 단순히 야구 경기를 개최하는 시설이 아니라 부산의 스포츠와 문화, 관광산업을 견인하고 북항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핵심 거점이 돼야 한다”며 “부산역과 북항의 뛰어난 접근성, 국제여객터미널 등 주변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부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원도심 부활을 이끄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항 돔도 경기장 규모나 지붕 형식만 정해서는 부족하다. 이 때문에 ▷부산역과 북항 원도심을 잇는 보행과 대중교통 동선 ▷식음·쇼핑·숙박·체험시설 ▷비경기일 방문객을 끌어들일 콘텐츠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경기와 공연 때 수만 명이 몰리는 만큼 입·퇴장 동선, 화장실과 휴게공간 등 편의시설도 설계 단계부터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