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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그래픽. 국제신문 DB |
약사 면허를 빌려 차린 ‘면대약국’(면허 대여 약국)으로 28억 원을 챙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도 “불법 운영을 하지 않았다”며 기초지자체 부당이득 환수에 불복 소송을 낸 이들이 법원의 패소 판결을 받았다.
부산지법 행정1-3부(허준서 부장판사)는 약사 A 씨와 비약사 B·C 씨가 부산 부산진구를 상대로 낸 의료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청구 일부를 각하하고 나머지를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면대약국을 개설·운영한 사실이 없어 잘못된 사실에 근거해 비용이 환수됐다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면대약국 운영 혐의로 형사 처벌도 받았다. 약사법 위반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2013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약국을 운영했으며, 약사 A 씨 명의로 임대차계약서와 약국 개설신청서를 작성하고 급여비 수령 계좌도 등록해 적법한 약국처럼 외관을 꾸민 혐의다.
당시 수사에서 B, C 씨가 시설·인력·운영비를 부담하면서 수입금 관리하고, A 씨는 명의 사용과 약품 조제 등 대가로 매월 약 3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됐다. A 씨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B 씨는 징역 3년 6개월, C 씨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은 정상적으로 설립된 약국인 것처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비를 청구해 의료급여비 약 8억2780만 원, 요양급여비 19억5050만 원 등 총 27억7830만 원을 수령했다. 부산진구는 경찰 수사 결과를 토대로 2024년 5월 의료급여비 환수를 결정했다. A 씨가 3억1400만 원, B, C 씨가 각 3억5280만 원이다.
재판부는 이들이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유죄 판결을 받은 점 등을 근거로 불법 개설·운영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그런 만큼 이들에게 지급된 의료급여비는 부당이득 징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환수처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약국은 약사가 아닌 원고 B, C가 약사법을 위반해 원고 A에게서 약사면허를 대여받아 개설·운영한 의료급여기관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약국에 지급된 의료급여비용은 의료급여법에 따른 부당이득 징수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