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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100일을 앞둔 전재수 부산시장이 1일 시청 집무실에서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전 시장은 임기 내 ‘해양수도 부산’ 기반 구축과 실질적 성과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김성효 선임기자 kimsh@kookje.co.kr |
- 선박금융 가산금리 市 일부분담
- 선사, 스스로 부산 오게 만들 것
- ‘광역시 연합’ 통합 동력에 도움
- 선거영향 이유로 행정중단 안돼
- 북함 돔구장, 5만석 돼야 수익
- 고령층 돌봄 산업 생태계 구축
- 라이브클럽 등 청년문화 살필 것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부산 기반을 남은 임기 안에 확실히 갖추겠다.”
1일 전재수 부산시장의 목소리에는 특유의 확신과 단호함이 있었다. 전 시장은 낙선을 거듭한 끝에 국회에 입성해 3선 의원을 지냈다. 행정 이력은 길지 않다. 해양수산부 장관 재임 시절 공무원 노조를 설득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성사시키며 추진력과 정치적 수완을 증명해냈다.
전 시장에게 ‘해양수도 완성’은 단순한 시정 구상을 넘어선 소명에 가깝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을 찾아 “북항을 세계적인 해양 친수공간으로 조성하자”고 했고, 북항재개발은 이를 계기로 본격 시작됐다. 취임 100일(10월 8일)을 일주일 앞둔 전 시장에게 앞으로 시정 구상과 주요 현안을 물었다.
■산은 이전·선박금융 가산금리 분담
-취임 100일을 맞은 소회는.
▶취임식 없이 민선 9기 시정을 시작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부산을 위해 일할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 시장 판단 하나하나가 시민 일상에 닿는 만큼 책임이 무겁다. 그동안 ‘시민 일상을 챙기고 부산이 다시 뛸 기반을 마련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고 싶다. 취임 첫날부터 대책회의를 생중계했고 주요 업무보고와 회의도 공개하고 있다. 행정이 현장과 시민을 바라보는 방식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체감한다.
-북항재개발이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다. 해양수도를 핵심 목표로 삼은 배경은 무엇인가.
▶부산에서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바다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국회의원 10년 동안 지역 발전 정책 반영 요구를 하면 형평성이나 기존 산업과 시너지 문제로 번번이 막혔다. 그러다 북극항로가 열렸고 최적지는 부산이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서려면 새 국가 성장 거점이 필요하다. 그래서 행정·사법·기업·금융 기능을 집적해 부산을 해양수도로 키우자는 구상을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북극항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해수부 이전을 바로 받아들였다. 해수부 장관 때 해사전문법원 설립, HMM 본사 부산 이전,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을 모두 국정과제에 반영했다. 해양수도는 부산은 물론 국가 어젠다이다.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를 만들 제도적·구조적 장치는 무엇인가.
▶해수부와 산하 공공기관, 해사전문법원, 금융기관, 기업이 부산에 모이면 오지 않는 쪽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된다. 초기에는 인센티브를 줘 오게 하고, 인센티브를 끊어도 오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구조 구축이 목표다. 선박금융은 한 척에 최소 1억 달러가 든다. 시중은행에는 선박금융 리스크를 분석할 인력이 없다.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해 심사를 부산에서 하면 선사는 올 수밖에 없다. 선사는 현금 지원보다 금융 리스크 분담을 원한다. 산업은행과 부산시 등이 거버넌스를 만들어 가산금리 일부를 분담하면 선사들이 오겠다고 한다. 리스크가 실제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1억 달러 배에는 금리 0.1% 차이도 큰 혜택이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논의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정부가 추진하는 제2차 지방 이전 대상에 산업은행을 포함한 국책금융기관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걷혔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공식·비공식 채널을 모두 가동하고 있다. 정치권에는 산업은행이 부산에서 해양 금융 생태계를 완성하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경제 제2엔진이 돌아간다는 명분과 실리를 설명하고 있다.
■메가시티 속도전… 인사 지역 안 가려
-경남도와의 시각차 속에 부울경 특별연합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본지가 제안한 ‘광역시 간 연합 후 경남 참여’ 방안은 어떻게 보나.
▶경남도가 두 가지 전제 조건을 내걸어 논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다. 하나는 입법자치권이고, 다른 하나는 국세와 지방세 6 대 4 수준의 구조적 재정 분권이다.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아도 중앙정부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지방세 비중이 7.5 대 2.5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6 대 4는 국가 재정 시스템을 흔드는 요구다. 지금은 실질적인 속도와 성과가 필요하다. 광역시 간 연합 후 경남도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은 통합 동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경청할 만하다.
-출자·출연기관장에 외부 인사가 많다는 비판이 있다. 인선 기준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유능함과 전문성이다. ‘부산에 무엇을 가져올 수 있는가’ ‘시민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가’를 따졌다. 그런 인사라면 지역을 불문하고 모셔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AI 등 첨단산업, 기업 투자, 첨단 디자인 분야는 중앙부처·산업계 협력이 필수다. 그래서 넓은 네트워크와 현장 감각을 갖춘 실무형 전문가를 전국적으로 검증해 인선했다. 외부 인선을 염려하는 목소리는 부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조언으로 받아들이며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
-다른 지자체는 5만 석 규모를 부담스러워 한다. 돔 아레나를 5만 석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만 석은 티켓을 10만 원, 100만 원에 팔아도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3만 석도 세계 공연 트렌드상 겨우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수준이다. 5만 석 정도는 돼야 글로벌 기획사가 유치에 나서고 수익도 난다. 재원은 국비와 지방교부세 등 이전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겠다. 지방채와 민간투자도 사업 단계에 따라 활용해 재정 부담을 분산하겠다.
-부산은 전국 광역시 중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다. 노인복지를 신산업으로 연계할 전략은 무엇인가.
▶65세 이상 인구는 앞으로 30%에 가까워진다. 이 정도면 복지를 넘어 산업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고령 인구가 많다는 점은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적용하고 검증할 시장이 부산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르신 돌봄에 AI, 로봇, 스마트 헬스케어를 결합하면 복지가 소득과 일자리를 만든다. 시장 초기에는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2028년까지 종합사회복지관 등 10곳에 건강돌봄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후 기술 실증 테스트베드 확대, R&D 지원, 펀드 조성으로 산업 기초 체력을 다지겠다.
■생곡소각장 논란 “나쁜 정치”
-생곡소각장 용역이 전임 시정 정무라인 판단으로 선거 국면에 일시 중단됐다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민감하다는 이유로 행정 절차를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 이런 나쁜 정치는 하면 안 된다. 정말 백지화하거나 대체 부지를 검토하려 했다면 법이 정한 행정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 선거만 치르고 다시 진행하겠다는 정치적 셈법이 개입된 사안이다. 이는 부산시민 전체 문제이자 공동체가 합의한 대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다. 원리·원칙대로 가겠다. 주민 우려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양한 창구로 소통하겠다.
-전날 열린 문화예술정책 타운홀 미팅에서 ‘이야기의 힘’을 강조했다. 퐁피두 센터 부산분관 건립과 라스칼라 극단 초청 공연은 어떻게 정리할 계획인가.
▶퐁피두나 라스칼라 사업에 선입견이나 편견은 없다. 선거 때 한 말도 약속이지만, 그것이 모든 행정 판단을 가려서는 안 된다.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절차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고 이달 안에 방침을 확정하겠다. 다만 진정으로 도시를 대표하는 것은 시설물이나 건축물이 아니라 이야기에 있다. 우리만의 이야기가 건축물 등과 결합할 때 관광 상품이자 랜드마크가 된다. 시민이 마스코트 ‘부캉이’의 야생적이고 자유로운 매력에서 해방감을 찾으면서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남구 인디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가 공연 중 관객이 춤을 췄다는 이유로 2개월 영업정지를 받아 논란이 일었다. 청년 문화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가.
▶제도 공백과 규제 속에서 나타난 문제라 해결책이 필요하다. 법 개정 추이와 중앙부처 제도 개선 동향을 살펴 필요한 사항을 적극 검토하겠다. 조직개편으로 신설하는 인구청년정책국이 청년 일자리와 정주 여건뿐만 아니라 청년 문화도 살피겠다.
-끝으로 부산시민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시정의 출발점과 판단 기준은 언제나 시민 삶에 두겠다. 잘하는 일은 격려해 주시고 부족한 부분은 가감 없이 지적해 주시길 바란다. 역대 부산시장 중 가장 일을 잘한 시장, 가장 친절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오직 부산 발전과 시민 행복만 바라보며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