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 2명이 베트남 국적 피의자를 체포하면서 통역인을 통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음에도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처럼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김현석 판사)은 12일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를 받는 부산경찰청 소속 A 경사와 B 경감의 첫 공판을 열였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소속인 이들은 지난 1월 18일 0시15분께 경기 평택에서 베트남 국적 피의자 C 씨의 체포영장 등을 집행하면서 통역인을 통해 체포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 등을 고지하지 않았는데도 이를 이행한 것처럼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A 경사는 체포 당일 오후 4시25분께 체포·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에 관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허위로 기재하고 상급자의 결재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같은 날 오후 8시44분께 구속영장 신청에 관한 수사보고서에도 피의자의 권리를 고지한 것처럼 기재했다. B 경감도 같은 날 오후 7시5분께 피의자 체포 당시 영장 제시 및 사본 교부 등에 관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허위 내용을 기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로 인해 C 씨의 구속은 취소됐고, 당시 수집된 증거를 제외한 다른 증거들로만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허위 내용을 작성하려는 범의(범죄 의도)는 없었다고 재판에서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인식이 없었다는 거냐” “본인들이 집행한 것 아니냐”며 의문을 표했다. 이에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한국어로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지만 수사보고서를 작성할 당시 통역인을 통해 전화로 고지한 것으로 잘못 인식해 기재했다”며 “당시 새벽에 급박하게 체포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25일 오후 4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