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가 김태호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와 김명수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부적격’으로 채택(국제신문 지난 9일 자 1면 보도)했으나, 전재수 부산시장은 임명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심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두 후보자에게 뚜렷한 결격 사유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산하기관 공백 장기화를 차단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배경으로 꼽힌다.
12일 전 시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의회와 협치 역시 중요한 만큼 의회가 제시한 구체적인 부적격 사유를 꼼꼼히 챙겨볼 생각”이라면서도 “다만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경과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따져 종합 검토한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시의회가 송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세부 내용을 토대로 법률 조항과 정무적 파장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최종 임명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지방자치법과 시 조례상 인사청문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2021년 전임 시장도 시의회 부적격 판정 속에 교통공사·도시공사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두 후보자에게 뚜렷한 낙마 사유가 드러나지 않은 점도 임명 쪽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두 후보자 모두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 재산 증식, 성비위 등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결정적 도덕성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다.
산하기관 현안도 시급하다. 부산교통공사는 다음 주 노조 파업을 앞둬 수장 공백 해소가 절실하다. 시의회 의견을 수용해 지명을 철회하면 임원추천위원회 공모와 청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최소 두 달 기관장 공석 사태가 이어진다.
시의회는 두 후보자 정책 역량과 전문성 부족을 문제 삼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부적격 판정을 무시하고 두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이면 향후 예산안 심사와 조례안 처리 과정에서 의회 전체 반발에 직면할 위험이 크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시의회가 검증을 거쳐 통보한 의견을 전면 무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병역 비리나 세금 탈루 등 치명적인 흠결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의회가 제기한 쟁점보다 기관 운영 역량을 높게 평가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