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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인사가 오는 29일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 8만1352장을 한 본 더 만드는 대장정에 나선다. 사진은 해인사 장경도감 산하 판각학교 관계자가 전통기술을 이용해 판각하는 모습. 해인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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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가 800년 전 고려 중기 제작된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 8만1352장을 한 본 더 만드는 대장정에 나선다.
법보종찰 해인사는 오는 29일 오후 2시 경남 합천군 해인사 법계탑 마당에서 ‘다시 새기는 대장경, 인류를 향하다’를 주제로, 그 시작을 알리는 ‘해인사 장경도감 대장경 판각 고불식(告佛式)’을 봉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13세기 몽골 침략 속 석가모니의 열반 모습과 가르침을 목판에 새기며 나라의 안녕을 기원한 대장경 조성에 담긴 정신을 현시대로 잇기 위해 마련됐다. 앞으로 5~10년간 전통 판각 기술 교육·전승 기관인 해인사 장경도감 산하 판각학교 소속 스님과 졸업생 등 100여 명이 판각 등에 참여한다.
이들은 나뭇결을 살피고 손힘을 조절하며 한 글자씩 새기는 과정에서 전쟁과 갈등, 극으로 치닫는 자연재해, 공동체 단절 등 국가를 초월한 인류 공동 문제에 직면한 21세기 관점에서 대장경의 내용을 재해석한다. 특히, 대장경 디지털화와 여러 언어로 번역하는 노력과 별개로 이번 판각을 통해 수행적 가치를 재조명하며, AI 시대를 맞아 도구를 활용하는 인간의 마음과 책임이 더 깊어져야 한다는 의미도 되새긴다.
이날 오후 2시 거행되는 행사에는 해인사 방장 대원 대종사와 혜일주지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주요 스님, 문화체육관광부·국회·경남도·합천군 관계자, 국가유산 및 전통문화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앞서 낮 12시30분 법보전 앞마당에선 이번 판각의 원만한 성취를 기원하는 ‘만일기도’가 봉행된다. 오후 3시부터는 전통 대장경 판각의 실제 과정을 선보이는 시연이 펼쳐진다.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은 “경판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 수행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 남기는 일”이라며 “다음 1000년을 살아갈 인간의 마음을 다시 판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