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일랜드 최소 근로시간 보장
- 獨 ‘미니잡’ 국민연금 의무가입
- 네덜란드 정규직과 처우 같아
부산은 물론 한국 노동시장을 흔드는 ‘시간 쪼개기’는 해외에서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꼽힌다. 사업주가 각종 수당 책임을 피하려 근로시간을 줄이는 관행은 만국 공통이다. 하지만 해법은 달랐다. 유럽 주요 국가는 일한 시간에 비례해 권리를 촘촘하게 보장하거나 쪼개기 계약 자체를 직접 규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고쳤다.
19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아일랜드는 2019년 3월 ‘최소 근로시간 보장법(Banded Hours Legislation)’을 시행해 시간 쪼개기를 원천 제한했다. 근로자가 지난 12개월 동안 원래 계약 시간보다 더 일했다면, 실제 근무시간에 맞게 근로계약 상향을 요구할 권리를 부여했다. 주 10시간 계약자라도 실제 주 20시간을 일했다면 사업주에게 20시간 계약을 강제할 수 있다. 소매·요양 업종을 중심으로 최소 시간조차 보장하지 않는 이른바 ‘제로 아워(Zero Hour) 계약’이 급증하자 내린 조치다.
영국 역시 2024년 출범한 노동당 정부가 이 같은 계약을 강력히 규제하는 고용권 법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단기 근로 특례 제도인 ‘미니잡(Minijob)’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망을 강화했다. 미니잡은 월 소득 538유로(약 80만 원) 이하 근로자에 한해 사회보험 가입 의무를 덜어준다. 처음에는 저임금 노동자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취지로 출발했으나, 사업주들이 정규직을 줄이고 미니잡을 늘리며 질 나쁜 일자리 함정으로 변질됐다. 미니잡 노동자 노후 빈곤 문제가 커지자 독일 정부는 2013년 제도를 뜯어고쳤다. 미니잡 근로자도 원칙적으로 국민연금에 ‘자동 의무 가입’되도록 바꿔 사각지대를 대폭 줄였다.
네덜란드는 단시간 근로자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시간 비례 처우(Pro-rata)’를 1996년부터 법으로 강제한다. 주 20시간 일하면 정규직이 받는 수당과 연차, 퇴직금 절반을 받는다. 10시간 일하면 4분의 1을 받는다. 일하는 시간이 적다고 권리를 뺏지 않고 일한 시간만큼 비례해서 노동권을 챙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