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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끝나지 않은 '석면 공포' <하> 소유자 신청 방식 한계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6-10-20 19:39:0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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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 슬레이트 주택 지붕을 작업자들이 철거하고 있는 모습. 부산환경공단 제공
- 부산 최근 5년 예산 227억 편성
- 다 못 쓴 돈 75억…국·시비 반납
- 전담 공무원 없거나 타업무 겸직
- 지붕 개량 사업비 지원 확대를

부산시가 15년간 석면으로 만든 슬레이트 건축물 철거 사업을 벌였는데도 최근 3년간 현황이 오히려 증가하는 등 실태조사가 부실(국제신문 20일 자 1·3면 보도)한 가운데, 철거 사업을 맡은 지방자치단체가 매년 예산 수억 원을 쓰지도 못하고 반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이 전제돼야 하는 구조 속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전담 인력이 부족해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거나, 일부 자부담 비용이 들어가면서 철거 신청조차 못 하는 소유주가 많아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제신문이 부산 16개 구·군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21~2025) 각 구·군에 편성된 슬레이트 건축물 처리 지원 사업(철거·개량 등)의 예산은 총 227억9035만 원이다. 이 기간 집행된 예산은 총 152억8073만 원이다. 가장 예산이 많이 편성된 곳은 동구(31억6374만 원)이며, 예산 집행액이 가장 큰 곳은 영도구(18억9796만 원)이다.

반면 예산 잔여액은 총 75억962만 원에 달한다. 슬레이트 건축물 처리 사업은 각 구·군이 국비와 시비를 지원받는다. 2021년 일부 구·군은 국비와 시비를 50%씩 받는 등 아예 지원 예산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국비 50%, 시비 25%를 지원받았다. 그런데도 약 32.9%의 예산이 쓰지도 않은 채 남겨진 것이다. 이 중 구비를 제외한 시비와 국비는 반납됐다. 지난해 반납된 예산만 11억 원이 넘는다.

매년 예산 반납이 이뤄지는 이유는 각 구·군에 배정된 물량을 처리 실적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슬레이트 건축물 처리 사업은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국비를 받은 시가 매년 2, 3월 사업추진 계획을 수립해 구·군에 예산을 배정하면서 시작된다.

여기에 지원 사업은 소유자의 신청이 있어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한계를 보인다. 이에 각 구·군의 관심도와 성과에 따라 신청 접수 건수도 차이가 나타난다. 기장군은 최근 5년간 슬레이트 건축물 588동을 배정받아 574동의 신청을 받았다. 배정 물량에 따른 신청률은 해운대구(62.5%)보다 기장군(97.6%)이 훨씬 높았다. 이처럼 사업 최일선의 구·군 역량에 따라 처리 실적이 판이하지만, 정작 전담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부산 16개 구·군 모두 슬레이트 건축물 처리 지원 사업은 최대 1명이 맡는다. 이마저도 다른 업무와 함께 맡고 있으며, 남구는 현재 담당자 결원으로 업무 대행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여기에 새 지붕 설치비의 자부담 때문에 아예 신청하지 않거나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한다. 가령 남구는 슬레이트 주택의 지붕 철거비로 700만 원까지 지원할 수 있어 대부분 지원 범위 안에서 공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새 지붕을 설치하려면 많게는 1000만 원까지 필요하다. 구가 지원하는 지붕 개량 사업 비용은 최대 300만 원에 그친다. 경제적 여력이 안 되는 소유주들이 아예 신청을 포기하거나 했더라도 중간에 취소한다.

동구는 5년간 776건의 신청을 받았는데, 포기만 276건에 달했다. 최근 3년간 부산에 신청된 슬레이트 건축물 2933동 중 중도 포기만 1045동(36%)에 이른다. 부산시의회 윤태한 의원은 “슬레이트 철거를 지원해도 새 지붕을 설치할 여력이 없는 주민은 사업 자체를 포기하기 때문에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지원 사업의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직접 대상 주민에게 사업을 알리는 등 홍보활동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 부산 슬레이트 철거 2021~25 예산

지역

편성액

집행액

강서구

15억7133만 원

11억2025만 원

금정구

7억7438만 원

4억5210만 원

기장군

23억8392만 원

17억7686만 원

남구

19억3912만 원

13억9807만 원

동구

31억6374만 원

17억6052만원

동래구

7억3080만 원

3억9671만 원

부산진구

26억6102만 원

18억2772만 원

북구

4억5693만 원

2억3434만 원

사상구

6억6383만 원

4억3833만 원

사하구

15억300만 원

9억9000만 원

서구

22억1070만 원

14억5157만 원

수영구

3억523만 원

1억4065만 원

연제구

7억3918만 원

5억2662만 원

영도구

22억3650만 원

18억9796만 원

중구

4억1504만 원

1억9933만 원

해운대구

10억3833만 원

6억6970만 원

※자료 : 부산 16개 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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