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산시 제공 |
- 법정 안전 절차 생략 다수 발견
- 위법·부당사항 14건 적발·조치
부산 중소규모 공공 건설현장에서 설계 안전성 검토 누락과 부실시공 등 안전관리 기준 위반이 다수 확인됐다. 법정 안전 절차를 생략하거나 구조물을 설계와 다르게 시공하고도 감독을 소홀히 한 사례가 잇따라 드러났다.
부산시감사위원회는 공사비 150억 원 미만 중소규모 건설현장 124곳을 대상으로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해 위법·부당사항 14건(주의 7건, 통보 7건)을 적발하고 관련자 56명에게 주의를 요구했다고 22일 밝혔다. 감사위는 중소규모 현장이 상대적으로 안전관리 체계가 취약하다고 보고 지난 5월 18~22일 사전 조사에 이어 6월 1~19일 현장 감사를 벌였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망자 605명 가운데 건설업 사망자는 286명(47.3%)으로 전 업종에서 가장 많았다.
점검 결과 추락 방지 시설을 법정 기준에 맞지 않게 설치한 현장이 다수 적발됐다. 한 기초지자체가 발주한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 현장은 바닥에서 첫 계단참(계단 중간에 추락 충격을 줄이도록 만든 넓은 발판)까지 수직 높이가 6~7m에 달했지만 3m 지점에 계단참을 추가로 두지 않았다.
다른 기초지자체가 진행하는 박물관 건립 현장은 바퀴 달린 이동식 작업대(이동식비계)에 추락 방지용 중간 난간과 자재 낙하를 막는 발끝막이판을 달지 않았다. 작업대 꼭대기 발판도 3개 가운데 1개가 빠져 있었다. 또다른 구청이 발주한 공영주차장 철골 공사 현장은 작업자 추락과 자재 낙하를 막는 안전망 없이 작업을 진행했다. 공사감리자는 사전에 작업계획서를 받아 안전조치를 확인·검토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아예 설계 단계부터 필수 안전 절차를 생략한 기관도 있었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땅을 팔 때 흙이 무너지지 않게 받쳐주는 가설물(흙막이 지보공)을 2m 이상 높이로 설치하는 노후관 개량·교체공사 8건에서 설계 안전성 검토를 하지 않았다.
설계와 다르게 시공을 했으나 감독을 소홀히 한 현장도 드러났다. 한 기초지자체 하천변 유휴부지에 조성 중인 누리길 나무 산책로(길이 283m) 공사에서는 구조물과 기초 시공 불량이 확인됐다. 산책로 바닥을 받치는 사각 철제 파이프 연결부 25곳은 전체를 용접하지 않고 한두 점만 임시로 붙이는 가용접만 했다. 용접하지 않은 틈새에는 은색 실리콘(실란트)을 발라 정상 용접처럼 보이게 마감했다. 산책로 기둥을 받치는 콘크리트 기초 20곳은 기둥이 중심을 벗어나 모서리에 치우쳐 설치됐고, 고정용 나사(앵커볼트)도 4개 가운데 3개만 체결됐다.
계곡을 건너는 다리 구간에서는 하나로 이어진 철골을 써야 할 지지대에 설계에 없는 용접 이음매가 발견됐다. 다리 기초 콘크리트 크기도 설계 기준인 가로·세로·높이 각 400㎜에서 300㎜로 줄어들었다. 경사면 일부 구간은 땅속에 묻혀야 할 기초 콘크리트가 땅 위로 드러나 집중호우 때 흙이 쓸려 내려갈 우려가 있었다. 공사감독자는 감사관이 현장을 확인한 지난 5월 19일까지 용접 불량 사실을 알지 못했고, 기초 시공 불량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구청은 감사 지적 이후 재시공과 경사면 보강 등 시정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