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 부산은행·생명나눔실천 부산본부·국제신문 공동기획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심한 말더듬은 한 사람의 삶을 가로막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고,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데도 큰 장벽이었다. 이민준(가명) 씨는 그렇게 57년의 세월을 버텨왔다. 이제 그에게 다시 세상과 소통할 기회를 열어줄 치료의 손길이 절실하다.
이 씨는 어린 시절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말더듬 증상을 겪었다. 학창 시절에는 야간고등학교에 다니며 공장 일을 했고 성인이 된 뒤에도 건설 현장과 집수리 등 몸을 쓰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말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로 겪는 어려움 속에서도 스스로 삶을 꾸려가려는 의지를 놓지 않았다.
그러나 말더듬은 일상 곳곳에 상처를 남겼다. 다른 사람들이 놀리고 무시해도 제대로 항의조차 못했다. 대인관계는 물론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적인 언어치료를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긴 세월을 견뎌야 했다.
이 씨는 어머니가 치매를 앓던 기간에 약 3년간 홀로 어머니를 돌보며 생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3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의지할 가족 없이 홀로 남았다. 현재 이 씨의 유일한 소득은 월 15만 원가량의 주거급여다. 월세 10만 원을 내고 나면 식비와 통신비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별다른 저축이나 외부 지원도 없어 치료비를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희망이 찾아왔다. 부산성모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언어평가를 받은 결과, 의료진은 전문적인 언어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치료계획은 주 2회, 회당 30분씩 최소 6개월간 받는 것이다. 예상 비용은 총 240만 원. 치료 후 재평가를 거쳐 언어장애 등록 절차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치료는 비급여 항목으로 현재 이 씨의 경제력으로는 시작조차 쉽지 않다.
이 씨에게 이번 치료는 단순히 말더듬을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소통의 문을 열고 다시 일자리를 찾아 사회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이기 때문이다.
의료사회복지사는 “어린 시절부터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한 채 평생을 어려움 속에서 살아온 분”이라며 “경제적 장벽 때문에 필요한 치료마저 포기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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