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정권 당시 학생 통제 수단으로 도입돼 전국 대학에 50년 넘게 잔존한 ‘학도호국단 학칙’이 국립대부터 없어질 전망이다.
4일 대학생 단체 등에 따르면 국립부경대·부산교대·부산대·한국해양대 등 최근 국정감사에서 비민주적 학칙으로 지적된 국립대 8곳 모두 이를 개정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사진) 의원은 지난달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부산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립대 총장 모두를 대상으로 비민주적 학칙 개정을 촉구했다.
백 의원은 “헌법은 언론·출판·집회 등에 대한 허가는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진주교대는 학내외 집회까지 총장 승인을 받게 하고 경상국립대는 인쇄 간행물 배포 전 총장 승인을 강제하며 어기면 징계까지 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7년 인권위 권고 이후 19년이 지났음에도 권고 대상 국립대 중 조항을 삭제한 곳은 창원대 한 곳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의 학칙 등이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대학 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히 지도·감독하겠다”고 답변했다.
대학언론인 네트워크와 전국총학생회협의회가 지난 6월 발표한 ‘비민주적 학도호국단 학칙 전수조사’ 결과, 전체 대학 99.0%(191개교)가 ▷간행물 사전승인(59.1%) ▷집회 사전승인(49.7%) ▷게시물 사전검인(47.2%) 등 독소조항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생 대표가 학칙 개정안을 스스로 발의할 수 있도록 권한을 명시한 대학은 전국 193개교 중 3곳( 강원대·상지대·전주대)에 불과했다. 학칙의 제·개정 권한이 총장에게 독점돼 있고 학생 구성원의 발의권이 구조적으로 봉쇄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대 학칙 개정 결정에 대학생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태윤 전현직총학생회연합 대표는 “학생을 통제와 지도의 대상이 아닌 대등한 학내 민주주의 주체로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종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비민주적 학도호국단 학칙이 철폐돼야 대학언론이 외압 없이 학내 비판과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펼치며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7년 학생들의 집회 및 정치활동 등을 금지하는 학칙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만큼 국립대에 해당 조항을 개정하거나 삭제할 것을 권고하는 등 계속해서 개선을 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