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어선 센카쿠 해상시위 출항- 70여 척의 타이완 어선들이 24일 이란현 북부 쑤아오 항에 집결해 국기를 휘날리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 어선은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 인근 해상에서 주권시위를 벌이기 위해 이날 출항했다. 쑤아오 AFP 연합뉴스

- 中, 탄도미사일 배치
- 日, 도서군사훈련 공개
- 무력시위 경쟁… 갈등 새국면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국유화에 항의하는 중국 내 반일 시위가 주말과 휴일 소강상태를 보인 가운데 중국이 일본과의 수교 40주년 기념식을 무기 연기한다고 통보해 중일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중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40주년(9월 29일)을 앞두고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기념식은 돌연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 측은 일본에 "제반 사정 때문에 27일 기념식을 열수 없게 됐다"고 통보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측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중국의 단호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댜오위다오를 사들여 40주년 기념 분위기를 파괴했다"며 이번 기념식 연기가 센카쿠 국유화에 대한 대항 조치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는 며칠 전만 해도 일본에 26일 만찬과 27일 기념식을 계획대로 열겠다고 알렸지만 반일 여론을 의식해 무기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기념식 파행은 1972년중일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센카쿠를 사정권에 둔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둥펑-21C를 푸젠성 내륙에 배치하고, 센카쿠 등 영토분쟁 지역에 대해무인 정찰기 운용을 조만간 본격화하기로 하는 등 무력시위도 병행했다. 홍콩의 명보가 푸젠성에 배치됐다고 보도한 중거리 미사일 둥펑-21C는 사거리가 2000km 정도로,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졌다.

또 중국은 자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이 될 '바랴그호'의 인민해방군 해군 인도식과 항모 사진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반면 일본은 22일 육상 자위대와 미국 해병대가 미국령 괌 등에서 벌이는 도서 방위 합동 군사훈련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달 21일부터 37일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 훈련은 외국 군대가 도서 지역을 점유할 때 이를 탈환할 역량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어서, 중국군이 센카쿠 열도를 점령했을 때를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본내 중국 관련 업체 관계자들로 이뤄진 일중 경제협회도 25∼28일로 예정했던 대표단 방중을 무기 연기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협회는 1975년부터 매년 방중단을 파견해 왔다.

중일 양국은 외교 교섭을 통해 냉각 사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 양국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25일부터 열리는 유엔 총회에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26일 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센카쿠 국유화 철회를 요구하는 반면, 일본은 "절대로 그럴 수 없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본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