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도 제재 놓고 美와 신경전

영토 분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제67차 유엔총회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벌인다.

한국과 중국은 일본을 상대로 왜곡된 역사관을 바꿔야 한다고 협공을 펼치고 일본은 영토문제와 관련해 '법의 지배'를 강조하기로 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유엔본부에서 양자회담을 열어 동북아 지역에서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려면 무엇보다 관련국의 올바른 역사인식이 담보돼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이는 일본이 유엔총회에서 왜곡된 역사관을 토대로 양국을 도발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도발을 강행하면 두 나라가 공동으로 대응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이날 회담에서 양 부장은 "관련 국가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동북아시아의 질서가 도전받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고 김 장관은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 노력을 포함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도 긴밀히 협력하고 특히 북한 어선의 잇따른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상황이 돌발적인 사태로 발전되지 않도록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 측 수석대표로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26일 기조연설에 나서고 중국과 한국 수석대표인 장 부장과 김 장관의 연설은 27일과 28일로 예정돼있다. 노다 총리는 '법의 지배'에 의거해 영토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 한국이 독도 문제와 관련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에 응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제법적으로 자국 영토임을 국제사회에 홍보하고 남중국해에서의 영토·영해 분쟁에서 국제법을 준수하라고 중국에 촉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한국과 중국 양국 외교장관은 일본 노다 총리의 기조 연설의 내용을 분석 한 후 대응하기로 했다. 일본 겐바 외무상은 24일 열린 법치주의 고위급회의에서 영토 문제로 국가 간 긴장이 일부 야기되고 있다며 법에 따라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국제재판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아직 국제사법재판소 강제관할권을 수락하지 않은 모든 국가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과 미국도 유엔총회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서방을 중심으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비난하고 이스라엘의 공격에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은 국제사회 의무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해야 한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