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활용하는 게 일상화됐지만 한국의 주요 웹사이트 가운데 검색엔진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곳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한국의 주요 역사를 디지털화해 놓은 국사편찬위원회의 사이트도 검색접근이 차단돼 있어 외국인들이 한국역사에 대한 지식을 중국이나 일본의 사이트에서 얻는 경우가 많아 자칫 이들의 역사인식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구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디지털시대 정보 공유'라는 제목으로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구글 검색인프라팀의 이동휘 씨는 "한국 주요 기관의 웹사이트는 영어, 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로 돼 있는 등 콘텐츠가 잘 갖춰져 있는 편이지만 검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어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사편찬위 홈페이지는 한국 역사와 관련된 주요 자료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이 이 사이트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원하는 지식을 얻기 위해 검색에 의존하지만 접근이 차단돼 있어 할 수 없이 일본이나 중국 사이트에서 관련 지식을 얻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역사인식이 한국과 다를 수 있어 자칫 한국 역사가 외국인들에게 왜곡된 상태로 알려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국사편찬위는 그러나 최근 구글 측에서 검색차단 해제를 요청한데 대해 웹사이트 개인정보 노출방지와 관련된 안전행정부 지침을 들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대법원, 국세청, 우정사업본부 등 다른 주요 관공서들도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들 사이트가 당초 검색엔진의 개인정보 등 접근을 일부 제한하기 위해 사용되는 파일인 'robots.txt'를 이용해 검색 활동을 무차별적으로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구글 측의 설명이다.

특히 웹서버 호스팅 업체들이 검색이 원활하게 이뤄져 방문자가 늘어나는데 부담을 느껴 이같은 파일을 이용해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방문자가 늘어나기를 원하는 웹사이트 소유자들은 이런 식으로 차단된다는 사실을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청와대나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싸이의 공식웹사이트도 구글 측의 공지 등으로 최근에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검색엔진 차단파일을 제거했다.

구글의 웹검색 시스템 기반 구축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이자 리프코비츠 부사장은 "한국이 여러 분야에서 IT강국인 것은 맞지만 검색의 접근성 면에서는 중국에도 뒤처질 정도로 세계 최하위 수준"라면서 "하지만 정부나 웹사이트 소유자 등이 이런사실을 이해하고 조치를 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