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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군부 "쿠데타 아니다"…권력구도 재편 관심사

반정부-친정부 갈등 고조에 육참총장 "치안유지 목적" 발표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  |   입력 : 2014-05-20 20:34:18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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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하자 반정부 시위를 6개월 이상 주도한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군인들과 함께 의회 건물을 나서고 있다. 이날 계엄령이 선포되자 반정부 및 친정부 시위대는 예정된 거리행진 시위를 곧바로 취소했다.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지금까지 최소 25명이 숨지고 700명 이상이 다쳤다. EPA 연합뉴스
- 레드-옐로셔츠 시위 일시 중단
- 혼란 때마다 개입…정국 관심사

반정부 시위 사태로 정국 위기가 깊어지는 태국에서 군부가 20일 계엄령을 전격 선포했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새벽 군 TV 방송을 통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행동에 나섰다"며 이는 "쿠데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체 방송국을 보유한 군은 이날 방콕 내 몇 개 민간 방송국을 접수한 후 "모든 장병은 원 근무지로 복귀하라"고 밝혔다. 

BBC는 이날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과도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태국 군부는 계엄령 발표 때 정부에 사전 조언을 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군부가 이날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잉락 친나왓 전 총리 해임 이후 반정부(옐로셔츠)와 친정부(레드셔츠) 간 갈등이 깊어져 폭력사태 발생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7일 잉락 전 총리에 대해 권력남용을 이유로 해임 결정을 내렸으며, 이후 부총리 겸 상무부 장관이었던 니와툼롱 분송파이산이 총리대행을 맡았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대는 과도총리를 인정하지 않고 중립적인 인물로 새 과도총리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상원이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새 총리 임명을 위한 논의와 움직임을 구체화해왔다. 이 때문에 자칫 2개의 정부가 구성돼 큰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현 정부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진영은 반정부 진영의 새 총리 임명은 정국 위기가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반대 시위를 통해 반격을 가하기로 했다. 상원이나 반정부 진영의 새 총리 임명은 현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레드셔츠 측은 그간 옐로셔츠 측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방콕 외곽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그러면서 옐로셔츠 측의 의도대로 새 총리 임명이 구체화하면 방콕 시내로 진격해 반정부 진영과 일전을 불사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 15일에는 반정부 시위대의 점거 시위장에 무장괴한들이 총격과 수류탄 공격을 가해 3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쳐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됐다. 2월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시위대에 대한 공격이 재개되자 프라윳 육군참모총장은 "폭력이 계속되면 군이 나설 수도 있다"며 계엄령 선포 가능성을 비췄다.

계엄령 선포로 일단 양측 진영의 충돌에 의한 폭력사태 우려는 크게 줄었다. 양측이 계엄령 선포 직후 이날  예정된 거리 행진 시위를 바로 취소했기 때문이다.

군의 이번 계엄령 선포는 치안 유지를 위한 조치로 일단 관측되지만, 반탁신 진영과 우호적인 군의 쿠데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태국은 과거 정치 혼란이 발생했을 때마다 군이 나서 권력구도를 재편한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군은 1932년 입헌군주제가 도입되고 나서 지금까지 18차례 쿠데타를 감행했다. 심각한 권력 갈등과 계층 분열을 드러내는 이번 정국 위기에서도 친-반 탁신 진영은 타협이나 대화의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반목의 깊은 골을 드러내고 있다.

군은 일단 시위 격화에 따른 치안 불안을 방지하는 한편 두 진영의 타협을 위한 중재를 시도하다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계 재편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왕실, 관료, 군부, 중산층 등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는 반정부 진영은 선거로는 친탁신 진영을 이길 수 없어 군에 의한 강제적인 권력구도 재편을 내심 바라고 있다. 해서, 반정부 진영은 군의 중재에도 친탁신 진영과 타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군이 계엄령 선포 후 치안 유지에 국한하지 않고 중립적인 인물을 내세워 새 총리를 임명하는 등 정치에 개입하면 이번 계엄령은 사실상 쿠데타의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에서 군부는 전쟁이나 폭동이 발생하면 법에 따라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 군 계엄령은 정부가 중단할 수 없으며 왕실 포고령에 의해서만 중지시킬 수 있다. 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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