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평화정착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깜짝 회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4분간 만나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 두 정상은 보좌진을 대동한 채 서서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대화가 끝난 뒤 악수를 하고 자신들의 자리에 앉았다

두 정상의 만남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지는 바람에 취재진이 정확한 대화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평화를 위한 '민스크 협정'을 온전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두 정상 간의 대면 접촉은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처음이자 오바마 임기 중 마지막 기회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대화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對) 러시아 정책이 오바마 행정부에 견줘 유화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푸틴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정권을 지원하며 알레포에 무차별 폭격을 퍼부은 푸틴 대통령을 '강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면서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을 자극했다.

크렘린 궁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 전화를 걸어 축하하면서 동반자처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