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과학원·시설공사 등 찾아

- 북한매체 사후보도 관례 깨고

- 김위원장 방중 도중 실어 눈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차례 회동하며 밀착된 북중 관계를 과시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방중 첫날인 지난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제3차 북중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20일에는 조어대에서 시 주석과 다시 만나 북중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조어대 회동은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시 주석 부부와 오찬을 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시 주석은 회동에서 “한반도 대화 추세가 공고해지고 북한 노동당의 새 전략 노선이 북한 사회주의 사업을 새로운 길로 이끄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북중 양측의 공동 노력 아래 북중 관계는 양국 국민에 더욱 많은 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은 나와 시 주석 간 우의와 북중 관계 발전을 한층 심화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중국 동지와 함께 북중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전력을 다하고 세계와 지역 평화 안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베이징 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단지, 베이징시 궤도 교통지휘센터 등을 참관하고 20일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이날 오전 베이징 농업과학원 방문과 관련해 “북한이 농업 분야 개혁에 관심이 많은 점이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다. 농업과학원은 지난 5월 방중한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이 방문한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참관단 방중 당시 중국은 북한에 농업과 과학기술, 인문 분야의 대규모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이 참관단 방문지를 다시 찾으며 북중 경협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숙소인 조어대로 복귀한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시 주석 부부와 오찬 및 환담을 한 뒤 오후 2시 이후 조어대에서 다시 나와 베이징시 기초시설투자 유한공사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기초시설투자 유한공사를 방문한 것은 향후 중국횡단철도(TCR) 등 인프라 건설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횡단철도는 서울~평양~신의주를 거쳐 단둥, 베이징에 이르는, 남북한과 중국을 잇는 철도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이후 남북이 철도를 연결할 때 중국횡단철도 건설은 중국의 주요 현안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의 잇따른 중국 방문과 관련해 북한 매체의 보도 방향도 큰 변화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에는 김 위원장의 평양 귀환 이후 북중 정상회담 사실을 보도했는데, 이번에는 중국 방문 도중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