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아이티를 강타한 규모 7.2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300명에 육박하고 있다. 2010년 대지진에 이어 11년 만에 또다시 강진이 덮친 데다 지난달엔 대통령 암살 사건까지 일어난 상황이어서 아이티는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이티 재난당국인 시민보호국은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297명으로 집계했다. 부상자도 5700여 명에 달하고 실종자도 많아 인명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이티에서는 전날 오전 8시29분께 프티트루드니프에서 남동쪽으로 13.5㎞ 떨어진 곳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서쪽으로 125㎞ 떨어진 지점으로 진원의 깊이가 10㎞로 얕아 아이티 전역은 물론 이웃나라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진동이 강렬했다. 이튿날인 15일까지도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피해주민은 물론 다른 지역 주민들도 여진의 공포 속에서 집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AFP통신은 사실상 아이티 전 국민이 바깥에서 밤을 새웠다고 보도했다. 피해지역 병원은 몰려드는 부상자들로 포화상태가 됐다. 이번 지진 피해는 아이티 남서부 도시 레카이와 제레미 등에 집중됐다. 집계된 사망자 1297명 중 1054명이 남서부 도시에서 나왔다.
당국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1만3694채가 무너지고 병원, 학교 등에도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구조당국은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들을 수색해 구조하고 있으나 지진에 따른 산사태 등으로 도로가 막혀 진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열대성 저기압까지 아이티를 향해 다가오고 있어 추가 붕괴와 구조 차질도 우려된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열대성 폭풍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해진 그레이스가 16일 오후부터 아이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NHC는 그레이스가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에 강한 비를 몰고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