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배제… 핵심 강경파만 중용
- 한국 등 20여 개국과 화상회의
- 아프간인 지속적 지원 등 논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탈레반이 발표한 아프가니스탄의 과도 정부에 우려를 표하며 탈레반의 정당성은 행동을 통해 스스로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경고음을 날렸다.
 |
| 독일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람슈타인 미군기지에 수용된 아프가니스탄 피란민 중 한 어린이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곳에서 한국 등 20여 개국 외무장관과 아프간 사태 후속 대응을 위한 화상회의를 열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독일을 방문해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발표된 명단을 보면 탈레반과 측근만 있고 여성은 아예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일부 인사들의 소속과 행적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전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총리 대행 등 과도 정부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탈레반의 연계조직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내무부 장관을 맡게 됐고, 탈레반 창설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모하마드 야쿠브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몰로이 압둘 살람 하나피는 제2부총리, 몰로이 아미르 칸 무타키는 외교부 장관으로 각각 임명됐다. 탈레반은 그간 새 정부는 포용적으로 구성될 것이며 여성 인권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명단에는 아프간 정부 출신 관료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여성도 배제되는 등 내각 멤버 전원이 탈레반 핵심 강경파로 구성됐다. 조직 창설자 모하마드 오마르 관련 인맥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출신,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배자도 중용됐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탈레반은 국제적으로 체제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지원을 얻으려 하지만, 이는 행동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라며 “행동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탈레반이 구성한 정부가 과도정부임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탈레반 정부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행 아프간 탈출자의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는 독일의 람슈타인 미군기지를 방문, 20여 개국 외무장관과 아프간 사태 후속 대응을 위한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등 아프간 대피 과정에 참여한 22개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엔이 참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위기 가능성 완화, 반테러에 관한 탈레반의 책임, 출국을 원하는 외국인과 아프간인의 안전한 통행 허용, 포용적 정부 구성 등에 대한 단결을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참석자들은 아프간 국민을 위한 지속적 지원에서 단결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