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中 정상회담 이후 갈등 심화
- 양안, 유럽 공관 신설 놓고 대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의 이후 대만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오히려 확전되는 모양새다. 미중 정상회의 일주일 만에 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대만과 두 번째 고위급 경제전략 대화를 진행하기로 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대만 외교부는 23일 미국과 대만 간 두 번째 ‘경제번영 파트너십 대화(EPPD)’를 온라인 방식으로 가질 예정이라고 지난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미국에서는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경제차관이, 대만에서는 왕메이화 경제부장(장관)과 우정중 과학기술부장이 회담에 나선다.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인 지난해 11월 20일 첫 번째 EPPD를 개최한 바 있다. 작년엔 천정치 대만 경제부 차장(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만 대표단이 미국을 찾았으나 올해는 화상으로 진행된다.
대만 외교부는 지난해 대화에서 풍부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올해는 산업공급망, 디지털경제, 5세대(5G) 이동통신 안보, 과학기술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 양측의 경제성장과 번영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파트너십은 강력한 양방향 무역과 투자, 인적 연결, 자유에 대한 공동 방어, 민주적 가치 공유 등을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대만의 고위급 회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은 군용기 5대를 대만 상공에 띄워 무력시위를 벌였다.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20일 중국 인민해방군의 Y-8 대잠기 1대, J-11 전투기 2대, J-16 전투기 2대가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AIDZ)에 진입했고, 대만군은 초계기 파견, 무선 퇴거 요구, 지상 방공 미사일 추적으로 대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화상으로 진행된 시 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지지하지만 대만 해협의 안정을 훼손하는 일은 반대한다”고 언급하자 시 주석은 대만 독립 시도를 두고 “불장난하면 타 죽는다”고 과격한 표현을 해가며 앙금을 남겼다. 정상회담 직후인 19일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2월 치러질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불참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영국도 이에 동조하면서 정상회담 이후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와 중국 간 갈등은 더 커졌다.
이런 가운데 대만 외교부는 중국과 수교국인 동유럽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주리투아니아 대만대표처’가 공식 개관했다고 지난 18일 밝혀 중국의 반발을 샀다. 유럽에 대만 외교공관이 신설된 건 18년 만으로, 대표처 명칭도 외교적 관례에 따른 ‘타이베이(Taipei)’가 아닌 ‘대만’(Taiwan)을 사용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며 “극히 터무니없는 행위”라고 맹비난하고, 양국을 오가는 화물열차 운행 잠정 중단 등 경제보복을 시사했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반(反)중국’ 기류가 확산하자 중국은 고립 탈피에 나선다. 시 주석은 22일 열리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 기념 영상 정상회의에서 참가국에 중국 포위를 위한 미국의 외교 행보와 거리를 두도록 강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