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적 의절 선언문만 570개
쿠데타 1년을 넘긴 미얀마에서 군부의 보복이 두려워 반군부 활동을 하는 자녀들과 ‘의절’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부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하루 평균 예닐곱 가족이 군정에 대항하는 활동을 하는 아들 딸 조카 또는 손주들과 가족의 연을 끊겠다는 공고문이 관영 신문에 게재되고 있다. 로이터가 확인한 ‘의절 선언문’만 약 570개에 달한다. 의절 선언문 게재는 지난해 11월 군정이 반군부 인사의 재산을 몰수하겠다고 협박하고 시위대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이들을 체포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실제로 수십 가구에 대한 급습이 이뤄지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국경 마을에 몸을 숨긴 채 무장투쟁에 참여 중인 린 린 보보(26)는 로이터와 통화에서 군인들이 자신을 찾으러 미얀마 집에 찾아온 뒤 엄마가 자신에게 연을 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관영 신문인 더 미러에 “부모의 뜻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우리는 린 린 보보와 의절함을 선언한다”는 공고문이 실렸다. 그는 의절 선언문을 읽고 난 뒤 울었다며 “동료들은 군정의 압박 아래에서 가족들이 그렇게 하는 게 불가피하다며 나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했지만 내 가슴은 찢어졌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영국의 미얀마 관련 인권단체 ‘버마 캠페인 UK’에서 활동하는 와이 닌 쀤 똔은 군부에 반대하는 이들의 가족을 겨냥하는 전략은 1980년대 말과 2007년 군정 반대 시위 당시에도 이용됐지만, 지난해 쿠데타 이후에는 더 자주 사용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가족 구성원들은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체포되고 싶지 않고, 곤경에 처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군정은 반군부 시위나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와 연계해 군부에 맞서는 활동을 ‘테러행위’라며 범죄로 규정한다. 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군정에 반대하는 이들을 무차별 유혈 탄압했다. 이 과정에서 1500명 넘게 목숨을 잃은 것으로 인권단체는 추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