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에어팟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군인들의 목숨을 살리거나 위협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한 병사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가정집에서 훔친 에어팟 때문에 부대 위치를 노출했다고 보도했다.

키이우에서 27㎞ 떨어진 호스토멜에 사는 비탈리 세메네츠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러시아 병사가 훔쳐 간 자신의 에어팟 이동 경로를 매일 공개했다. 세메네츠는 “키이우 공격에 가담한 러시아군에게 에어팟을 도둑맞았다. 첨단기술 덕분에 지금 니의 에어팟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분실 제품을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찾을 수 있도록 도입한 ‘나의 찾기’ 앱이 있어 가능했다.

세메네츠에 따르면 잃어버린 에어팟은 국경을 넘어 벨라루스 고멜시 근처로 갔다가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 공격을 위해 러시아군이 집결하고 있는 러시아 벨고로드시로 이동했다.

앞서 외신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가정에서 물건을 약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에어팟과 달리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은 우크라이나 군인의 생명을 보호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는 최근 우크라이나 군인이 소지한 스마트폰이 러시아군의 총탄을 막아내 생명을 구했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참호에 몸을 숨긴 우크라이나 군인의 스마트폰에 총알이 박혀 있는 장면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스마트폰이 갤럭시S21 FE이나 2020년 모델인 갤럭시S20플러스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지원하기로 하 장갑차·곡사포와 헬기가 우크라이나로 도착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8억 달러(약 98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미국이 제공하는 무기는 155㎜ 곡사포와 구소련제 Mi-17 수송 헬기 11대가 포함돼 있다. 또 돈바스 포격전에 대비해 M113 장갑차 200대와 다목적 장갑차 100여 대도 순차적으로 공수될 예정이다. 미국은 무기들을 우크라이나군이 다룰 수 있도록 훈련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