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공급을 강화하면서 러시아군과 최첨단 무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군도 2014년 강제합병한 크림반도와 연결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로 병력을 증파하면서 최후의 일전을 준비 중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19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인도주의 단체가 나눠주는 구호품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NBC 방송은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곧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8억 달러(약 99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에 155mm 곡사포 18대를 포함해 8억 달러 규모의 군사지원을 발표했었다.

러시아군이 침공한 지난 2월부터 이날까지 발표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규모는 30억 달러(3조7000억 원)를 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뉴햄프셔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대포를 보낼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영국도 우크라이나에 초고속 미사일 ‘스타스트릭’을 발사할 수 있는 대공 장갑차를 보낸다고 더 선이 보도했다. 대공 장갑차는 시속 80㎞로 이동해 공격하고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는 기동력이 장점이다. 아프가니스탄 영국군 전 사령관인 리처드 켐프 대령은 더 선에 “스토머와 스타스트릭 조합은 우크라이나 전투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러시아 공군의 저고도 공격 시도를 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견착식 미사일이나 이동형 발사대를 이용했다.

캐나다도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제공할 계획이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19일 뉴브런스윅주를 방문한 자리에“그들(우크라이나군)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에 우리는 매우 기민하게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도 군사무기 공급에 속도를 낸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무기 지원이 지체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차 방위무기와 대공방위 무기가 공급목록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위해 10억 유로(1조3300억 원) 이상을 쓰기로 합의했었다.

일본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총 3억 달러(약 37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차관뿐 아니라 감시용 무인기(드론)와 화학무기 대응 방호 마스크·방호복도 우크라이나에 보낼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의료물자를 포함한 지원물품을 추가 제공했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돕기 위해 추가 인도적 지원 물품 약 20t을 지난 19일 우크라이나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76개 전술 대대를 배치했다고 미국 관리들은 추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가용한 병력이 5만 명이 안되는데 우크라이나의 정예 군대는 4만 명이다. 우크라이나 10개 여단은 통제선을 따라서 땅을 깊이 파고 숨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라군은 또 함락 직전인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 제철소를 중심으로 최후 항전을 하고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인 아조우스탈의 외벽은 두께 수ｍ짜리 벽체를 지녀 포격에도 잘 무너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군의 얀 가긴 보좌관은 최근 러시아 국영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조프스탈 지하에 건설된 터널은 “핵전쟁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인 세르기이 즈구레츠는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군이 아조우스탈에 고중량 폭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데니스 프로코펜코 아조우 연대 사령관은 트위터에서 러시아 측이 “유도 기능이 없는 재래식 폭탄과 벙커 버스터 등 온갖 폭탄을 다 쏟아붓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