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가톤 핵탄두 15개 탑재 가능
- 프랑스 한 방에 초토화시킬 위력
- 美 “위협적이지 않아” 평가 절하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00배 위력을 가진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맛’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국제사회를 상대로 핵 위협 수준을 높였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아르한겔스크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차세대 ICBM RS-28 사르맛을 시험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EPA 연합뉴스

타스 스푸트니크통신 등 보도를 보면 러시아 국방부가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후 3시12분(한국시간 밤 9시12분)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사르맛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가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어 “테스트가 마무리되면 전략미사일 부대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전배치 시기와 관련,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드미트리 로고진 최고경영자는 SNS에서 “올 가을 사르맛에 대한 테스트가 완료되면 미사일을 러시아 전략미사일부대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TV 연설을 통해 “사르맛 미사일의 시험발사 성공을 축하한다”며 “이 무기는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적들을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지상 발사 핵전력의 근간으로 옛 소련 시절 생산한 ICBM R-36M ‘보예보다’(나토명 SS-18 사탄)의 대체용으로 2009년부터 개발해온 사르맛은 격납고(사일로) 발사형 3단 액체연료 로켓형 ICBM이다. 최대 사거리가 1만8000㎞에 이르며, 메가톤(TNT 폭발력 100만ｔ)급 독립목표재돌입(핵)탄두(MIRV)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어 그 위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보다 2000배나 큰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사르맛 1기로 프랑스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브젝트 4202’로 불리는 신형 극초음속(HGV·음속의 5배 이상) 탄두 탑재도 가능해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을 쓸 수 있다”고 공공연히 위협해온 러시아가 ICBM을 쏘며 실제 핵 위협을 한 건 처음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이 미사일 개발을 완료한 건 2018년이지만 지금까지 시험발사를 여러 차례 미뤄왔는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된 지금 테스트를 한 데 주목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 공격을 강화하는 현시점에 여의치 않으면 핵 카드를 쓰겠다는 ‘무력시위’가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의 사르맛 시험발사와 관련해 “러시아로부터 사전에 통보받아 발사 사실을 알고 있었다. 미국이나 동맹국에 위협이 된다고 평가하지 않는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ICBM을 시험발사할 때 상대국에 통보하도록 돼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그러한 시험발사는 통상적인 일로, 놀랄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와 불필요한 핵 충돌을 막고자 이달 초 ICBM ‘LGM-30G 미니트맨 3’의 시험발사를 취소한 바 있다.

러시아 ICBM RS-28 사르맛 개발시기 2009년 개발완료 2018 시험발사(현지시간) 2022년4월20일 실전배치(예정) 2022년 후반 길이/폭/중량(추정) 36ｍ/3ｍ/200ｔ 최대 사거리 1만8000㎞ 이상 속도 마하 20.7  ※자료:러시아국방부,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