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량 위기 속 난민 사태 우려도
4개월째 지속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수년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에너지 식량 등 전 세계의 고통도 크게 불어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항구를 봉쇄하면서 곡물 수출길이 막혀 세계는 식량위기를 겪는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우크라이나 중남부를 중심으로 보리 밀 등 수확기가 본격 시작됐으나 저장고(사일로) 부족으로 썩힐 판이다. 주요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가 항구 봉쇄로 저장 곡물을 수출하지 못하고, 그렇다 보니 새로 수확한 곡물을 담을 곳도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특히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의존했던 아프리카 식량난은 심각하다. 사하라사막 이남 사헬 지역에서는 10여 년 만에 최악의 흉년으로 1800만 명이 대기근에 직면했다. 유럽국은 전쟁에 따른 아프리카 대기근이 난민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아프리카연합(AU) 대상 연설에서 “아프리카는 우리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자들의 사실상 인질”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프리카 대륙 기근 공포를 확산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네팔 튀니지 페루 등 아시아 중동 남미 신흥국도 전쟁이 촉발한 식량난과 인플레이션으로 민심이 크게 동요하면서 사회불안이 커진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은 “식량 부족 사태에 즉시 대응하지 않으면 취약 국가들이 생지옥을 겪을 것”이라며 “최선책은 전쟁을 끝내고 항구를 다시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커지면서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이 석탄 발전을 다시 늘리기로 해 논란이 된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넷제로’(탄소 순배출 0) 달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는 비판이 거세다. 독일은 2030년까지 석탄 발전을 폐지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축소에 대응, 석탄 의존도를 높이는 에너지 긴급조치를 19일 발표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러시아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석탄 발전을 다시 늘릴 수밖에 없다. 이는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도 폐쇄한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러시아가 최근 서방의 대러 제재에 맞서 독일에 수송되는 가스 물량을 60%나 줄여 유럽 에너지난을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