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 4곳 점령지(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남부의 헤르손과 자포리자) 합병 법률에 최종 서명한 직후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러시아 자산으로 국유화하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로이터 스푸트니크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대통령령은 점령지 중 하나인 자포리자의 원전을 러시아 연방 자산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기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이 가진 원전 운영권을 접수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에네르고아톰은 자사의 자포리자 원전 운영권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페트로 코틴 에네르고아톰 대표는 “향후 원전 운영에 대한 모든 결정은 본사에서 직접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자포리자 원전 내 원자로 6기 가운데 1기(5호기)를 재가동하기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우크라이나 측(에네르고아톰)에서 알려왔다”고 전했는데, 러시아가 국유화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의문의 잇단 포격으로 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이 커지자 원전이 지난달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 가운데 이날 에네르고아톰이 1기를 서둘러 재가동하려는 건 운영권을 빼앗겠다는 러시아 측에 발 빠르게 대항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점령지 탈환에 속도를 낸다. CNN은 우크라이나 지상군이 전쟁 후 처음으로 루한스크주에 재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우크라이나 부대가 근처 도네츠크주에서 건너와 루한스크의 마을 최소 1곳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점령지 4곳뿐 아니라 2014년 러시아에 강제병합된 크름(크림)반도도 되찾겠다는 목표로 거세게 반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