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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결사항전 태세, 중국 무력통일 의지…시한폭탄 같은 대치

한중수교 30주년…중국을 다시 보다 <10> 양안관계

  • 조광수 전 영산대 중국학과 교수
  •  |   입력 : 2022-11-22 18:59:13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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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해협, 미중 패권전 최전선
- 中, 대만 문제 외세 개입 불허
- 美는 정기적 항해 첨예한 대립

- 대만, 대체불가 지정학적 요지
- 코로나 3년간 경제성장률 4.6%
- 반도체 앞세워 국가 경쟁력 쑥

- 美는 5~10년 내 中의 행동 예상
- “국제제재·군사적 손실 우려에도
- 대업 명분 ‘무리한’ 침공 가능성”

중국은 분단국가다. 대만해협 양안(兩岸)으로 나뉜 대만을 통일하고 싶어 한다. 역사적 경험에 의하면 분단국이 통일한 방식은 두 가지다. 베트남식 무력 통일과 독일식 흡수 통일이다. 일국양제(一國兩制) 방식으로 점진적인 통합을 지향하는 것이 흡수 통일이라면, 대만이 독립 움직임을 보이면 어떻게든 접수하겠다는 것이 무력 통일이다. 다만, 자유 대만은 공산 중국과의 일체감이 없다. 일중일대(一中一臺) 즉 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 상태인 스테이터스 쿠오(Status Quo)를 바란다. 주류 여론은 일국양제를 거부한다. 이미 독립 국가인데 굳이 새삼스레 독립을 선언해 중국을 자극할 의도도 없다.
지난 8월 2일 대만 조간신문이 동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 관한 기사를 1면에 대서특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양안 체제의 역사적 배경

양안(兩岸)이란 언덕 이쪽과 저쪽을 말한다. 고단한 현실과 세속적 일상을 차안(此岸)이라 하고, 번뇌를 벗어난 깨달음의 경지를 피안(彼岸)이라 한다. 괴로운 현세와 언덕 너머의 또 다른 세상 니르바나를 이르는 종교 용어다. 이 용어를 현실주의 정치학자 출신의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이 1972년에 중국과 대만을 지칭하며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중 수교의 기반을 마련한 키신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면서도 자유 중국과 공산 중국 두 주권국가가 존재하는 현실을 두루뭉술하게 아우르는 뜻으로 해협 양안의 중국이란 표현을 쓴 것이다.

양안 문제는 국공(國共) 내전이 남긴 내부 문제이며 역사의 과제라는 게 중국 입장이다. 대만 해협은 국제 수역이 아니니 외세의 개입을 불허한다는 뜻이고, 대만 문제가 국제화되는 것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길이 370㎞의 해협을 구축함이 정기적으로 항해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최전선이며, 권위주의 체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대치하는 현장이다.

■대만의 글로벌 이슈

대만이 요즘 뜨겁다. 세 가지 이유로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정학적 가치가 새롭게 돋보이고 있고, 다음 첨단 산업을 보유한 강소국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으며, 끝으로 중국적 세계질서가 기존 질서를 대체할 만한지를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대만은 미려도(美麗島)란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풍요롭고 아름답지만, ‘불침 항공모함’이란 별칭도 있다.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 서쪽을 두고 경쟁하는 대목에서 대체 불가의 기막힌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들어 기지를 건설하고 전함을 상시 배치하며 내해(內海)라 자처하고 있고, 미국 7함대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 수호를 기치로 대만해협을 항행하며 영국 프랑스 호주의 전함이 그 시위에 참여하는 지금 상황은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이 한껏 부각되는 대목이다. 중국이 대만을 점령해 동중국해를 장악한다면 일본과 한국은 바로 목줄을 잡히는 형국이 된다.

차이잉원 총통은 집권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는 등 친미 행보를 분명히 했다. 미국도 ‘타이완 관광법’을 통과시켜 고위 관리의 공식 방문길을 열어놓았다. 트럼프 시대엔 1979년 단교 이후 최고위 관리인 보건부 장관이 대만의 우수한 방역 정책을 참관하러 방문했고, 국무부의 경제 차관이 다녀가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양국 관계가 더욱 진전되어 취임식에 주 워싱턴 타이완 대표부 대사를 공식 초청하기도 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자마자 의원들을 보내기도 했다.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의원단을 이끌고 방문한 이후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위협으로부터 대만 안전을 지켜주겠다고 여러 차례 확언한 바 있다. 대만은 지정학적 가치는 늘 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대만은 첨단기술 강국이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에서 결정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와 3위 UMC 두 곳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64%다. 한국의 점유율은 18%. 시가 총액 100대 반도체 기업 중 대만 기업이 10곳, 한국은 3곳이다. 매출 10억 달러 이상의 반도체 기업 수는 대만이 28곳, 한국은 12곳이다. 반도체 특화 전략으로 실리콘 방패를 구축해 기술 안보와 경제 안보를 다 지키고 있다. TSMC 창업주 모리스 창은 최근 태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 차이 총통을 대신해 참석했고, UMC 창업주 차오싱청은 대만 수호를 위해 300만 명의 민병대와 30만 명의 민간 스나이퍼를 양성하자며 거액의 사재를 쾌척하는 등 반도체 분야의 민관 합작이 눈부시다.

차오싱청은 올해 9월에 대만 국적을 회복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중국에 기술을 전수해주고 합작 공장을 세웠던 대표적인 친중 인사였다. 2019년부터 2년 동안 100만 명이 참여하고 1만 명이 체포된 홍콩 시위에 중국이 강경 대응하는 것을 보고 “중국 공산당은 조폭이다. 감추고 있던 잔혹하고 원시적인 모습을 시진핑 시기 이후 드러냈다”고 비판하며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

■대만, 코로나에도 높은 경제성장

대만은 코로나19 방역에도 성공하며 팬데믹 기간 독야청청 대단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부터 마이너스 없이 3년 평균 성장률이 4.6%나 된다. 국가의 역량(Statecraft)도 뛰어나고 기업도 실력 있으며 시민의식도 높아 버티기와 회복력에서 발군(拔群)이다. 방역과 경제 모두 글로벌 모범이다.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대만은 7위에 랭크되어 있고, 중국은 17위이다.

■점령하려는 中 vs 막으려는 美

중국의 구상은 홍콩을 편입하고, 대만을 점령하는 것이다. 홍콩은 이미 중국의 보통 도시화되었고, 대만 점령은 지금 진행 중이다. 서방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홍콩에 무리한 조치를 취한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영토 문제라는 핵심 이익 때문이다. 홍콩이 중국과 멀어질수록 대만과의 통일은 더욱 어려워지고, 티베트 위구르 등 내부 통합도 힘들어진다는 판단이다. 영토와 인권 이슈를 두고 세계 이목과 타협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이다. 대만 문제도 20차 당 대회에서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고,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허웨이둥 전 동부전구 사령관을 선임했다. 동부전구는 30만의 병력을 보유한 대만 침공의 주력부대다.

물론 중국이 강렬한 레토릭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대만을 무력 접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군사력의 한계 때문이다. 군사력 2위로 평가받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졸전을 벌이는 것을 보면 3위의 중국이 단기간에 목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국은 베트남과의 전쟁 이후 40여 년 전쟁을 한 경험이 없으며, 국방비는 러시아의 4배인 약 2000억 달러 규모이나 무기 역량은 러시아만 못하다. 게다가 대만의 대응 역량이 상당하다. 대만이 싼샤댐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등 공세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어 해협을 건너 상륙하려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은 러시아보다 국제적 제재에 훨씬 더 취약하다. 무역과 에너지 수입 1위 국가로 제재는 당장 생산과 소비에 치명적이다. 지금보다 교역이 현저히 적었던 1989년 6·4 천안문 유혈진압 때 2년여 동안 국제 제재를 당하며 그 위력을 절감한 바 있다. 더욱이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가 확고하다. 일본 등도 참전할 것이고, 중국 편을 들어 줄 동맹이나 파트너는 북한밖에 없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통합 의지는 분명하다. 국내 정치·경제적 불안이 고조되거나 제왕의 대업이란 명분으로, 또는 남중국해에서 미·중 경쟁의 변동에 따라 무리한 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다. 미국의 인도 태평양 사령부는 5년에서 10년 사이로 예측한다. 대만 해협의 파고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과소평가해선 안 되는 대목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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