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히잡 시위’를 유혈 진압하는 이란 당국을 처음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9일(현지시간) 각국 바티칸 대사를 대상으로 한 연례연설에서 “최근 여성 존엄성 존중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이란의 사례에서 보듯 사형이 계속 시행되는 곳들에서 생명권이 위협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형은 범죄 억지력이 없고, 피해자에게 정의를 가져다주지도 않고, 오직 복수에 대한 갈망에 기름을 끼얹을 뿐이다. 국가적 사법으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란 사법부가 히잡 시위와 관련해 작년 12월 2명, 지난 7일 2명 등 지금까지 모두 4건의 사형을 집행한 데 대한 비판이다. 교황이 이란 시위 상황을 언급하며 이란 당국에 우려를 표명한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유럽연합(EU)도 이란 당국의 반정부 시위자 사형 집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의 스테파노 산니노 사무총장은 이날 호세인 데흐가니 주EU 이란 대사를 초치해 이란 당국에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최근 이뤄진 사형 선고를 무효로 하며, 모든 구금자가 적법한 사법 절차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대 수십 명이 8일 밤 사형 집행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BBC방송은 시위가 테헤란 북동쪽 42㎞ 지점 위성도시 카라즈의 교도소 앞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SNS에 올라온 시위 영상에서 참가자는 “사형 집행을 하면 봉기가 일어날 것” 등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