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신병 인도 가능성 시사
- 美 정치권도 “추방해야” 목소리
- 캐나다·멕시코, 규탄 공동성명
‘브라질 폭동’을 부추겼다고 지목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사진) 브라질 전 대통령이 체류 중인 미국에서 브라질로 인도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
|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 한 병원의 병상에 누운 본인 사진을 9일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캡처 |
미국 정부는 9일(현지시간) 현재 플로리다에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자국으로 인도해달라는 브라질 정부의 공식 요청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미 3국 정상회의 참석차 멕시코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 중인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 정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직접 접촉하지 않아 정보가 없다”면서 “우리가 그런 요청을 받는다면 항상 하던 식으로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해 신병 인도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작년 말부터 플로리다에 체류 중이며, 전날 브라질 폭동 사태 이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병상에 누운 본인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오래된 자상(2018년 흉기 피격으로 생긴 상처) 관련 합병증을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공식 인정하지 않아 이런 폭력 사태가 일어나도록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배후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미 정치권에서도 “미국이 범죄자의 도피처가 돼선 안 된다”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비자 종류를 언급하지 않았고, 브라질 정부의 요청 없이도 추방할 수 있는지에 관해 말을 아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A비자(외교관 비자)로 입국한 누군가가 더는 자기 정부를 대표해 공식 업무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미국을 떠나거나 30일 이내에 비자 지위 변경을 요청해야 한다”며 “개인이 미국에 체류할 근거가 없으면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대선에서 패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지난 8일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관구에 있는 의회 대법원 대통령궁 등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군 쿠데타를 촉구하며 건물을 파손하는 등 ‘1·8 폭동’을 일으켰다. 미국 대선 직후였던 2021년 1월 6일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1·6 의사당 난입 사태와 판박이어서 미국으로서는 좀 더 강경 대응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브라질 1·8 폭동의 후폭풍은 계속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베네지아누 비타우 두레구 상원의장 권한대행, 아르투르 리라 하원의장, 로사 웨버 대법원장 등 브라질 행정·입법·사법 3부 요인은 9일 공동성명을 내고 “민주주의와 헌법을 수호하는 우리 공화국은 어제 브라질리아에서 발생한 테러, 기물 파손, 쿠데타 등 각종 범죄 행위자를 거부한다. 법에 따른 후속 조처를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당국은 대선 불복 시위 근거지가 된 ‘애국캠프’를 철거했고, 여기 머물던 1500여 명을 연행했다. 시위에 동원된 자금 흐름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져 정치적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멕시코시티에서 북미 3국 정상회의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브라질 민주주의와 평화적인 권력 이양에 대한 1월 8일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