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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남편이, 이번엔 아내가…네팔 조종사 부부의 비극

추락한 예티항공 여객기 부기장, 사고사 남편 뒤이어 파일럿 입사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1-17 20:06:4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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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국 “추락기 활주로 변경 시도”

-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봉 트레킹
- 한국인 여성 1명 숨진 채 발견

지난 15일(현지시간) 네팔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 탑승객의 사연이 속속 전해져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네팔 포카라의 여객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간) 구조대가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로이터통신은 예티항공은 15일 포카라 공항 인근에서 추락한 ATR72의 안주 키티와다 부기장의 기구한 사연을 전했다. 같은 항공사 파일럿이었던 그의 남편은 2006년 소형 여객기를 조종하다 사망했다. 부부 파일럿이 17년 차이를 두고 같은 항공사 소속 비행기에서 사고를 당한 것이다. 키티와다 부기장의 남편인 디팍 보크렐 조종사는 2006년 6월 네팔 카말리주 줌라의 국내선 전용 공항에서 정원이 20명 정도인 캐나다제 소형 프로펠러 여객기 ‘트윈오터’를 몰다 추락했다. 이 사고로 보크렐 조종사를 포함한 승무원 3명과 승객 6명이 모두 숨졌다.

키티와다 부기장은 남편의 사망보험금으로 조종사 훈련 비용을 대며 파일럿이 됐고, 4년 만인 2010년 남편이 속했던 예티항공에 조종사로 입사했다. 하지만 그가 부기장을 맡았던 ATR72기는 15일 포카라 신공항 인근에서 양력을 잃고 추락, 남편과 같은 길을 걷고야 말았다.

아르헨티나 여성 산악인도 평생의 꿈을 이루려 네팔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 보도를 보면 이번 사고의 유일한 아르헨티나 희생자인 57세 자넷 산드라 팔라베시노는 남부 네우켄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산악인이었다. 팔라베시노의 친구는 “네우켄에서 알려진 등산가였고 네팔에 가는 것은 그의 오랜 꿈이었다”며 애도했다.

네팔 구조당국은 탑승자 72명 중 69~70구의 시신을 수습한 가운데 17일 사흘째 수색을 이어나갔다. 한국인 희생자인 40대 아버지와 10대 아들로 추정되는 시신 2구는 이날 카트만두로 이송됐다.

네팔 당국은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블랙박스도 수거했다.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사고기 조종사가 착륙 직전 활주로 변경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팔 민간항공국은 17일 dpa통신에 “조종사는 애초 배정된 활주로가 아닌 다른 곳에 착륙하기를 원했다”며 “사고 직전 (해당 여객기로부터) 어떤 조난 호출도 받지 않았다. 조종사가 신축 국제공항에 착륙 허가를 받을 때까지 모든 것은 정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어느 활주로로 변경을 원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포카라 신축 국제공항과 인근 국내공항에는 활주로가 각각 1개 있다. 사고기는 국제공항과 기존 국내공항 사이의 협곡에 추락했다. 이에 전문가는 신축 국제공항의 위치와 활주로 배치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공항 거리가 2㎞밖에 떨어지지 않은 데다 각 활주로가 평행하지 않고 가로 세로로 어긋나게 배치돼 이착륙 시 조종사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국제공항은 신축 시설이지만 활주로 길이와 폭이 각각 2500m, 45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협소하기도 하다. 이 공항은 중국의 일대일로(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자금 지원으로 지어졌는데, 프로젝트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개장을 서둘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객기 추락사고와 별개로 네팔에서 한국인 희생자가 한 명 더 나와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15일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선 50대 한국인 여성 김모 씨가 해발 8091m의 안나푸르나봉 산길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김영인 세계한인무역협회 카트만두지회장은 “이 여성이 안나푸르나봉 쏘롱라지역의 해발 5200m 지점에서 현지인 가이드에 의해 발견됐다. 김 씨는 지난 10일 단독으로 트레킹을 했다”고 밝혔다. 고산병으로 인한 심장마비가 사인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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