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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가 중국계 향해 잇단 총격…피로 얼룩진 미국 음력설(종합)

LA댄스교습소서 11명 숨져, 대부분 노인… 용의자는 72세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1-24 20:14:07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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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주 서부선 7명 사망
- 경찰, 67세 용의자 체포 구금

- 올 3주간 38번 발생… 역대 최고

동양계 주민이 많이 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의 소도시 몬터레이 파크에서 음력설을 즐기려던 중국계를 상대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미국 내 아시안 커뮤니티가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사고가 벌어진 이틀 뒤 캘리포니아 농장에서도 총격사건이 발생, 중국계 사상자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보안관이 해프문베이 외곽의 농장지역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의 용의자를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LA카운티 보안관실은 음력설 전날인 지난 21일 밤 10시20분(현지시간)께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파크의 댄스 교습소 ‘스타 댄스 스튜디오’에서 72세 아시아계 남성 휴 캔 트랜이 무차별 총격을 벌여 11명이 사망했고, 10명가량 부상했다고 밝혔다. LAC+USC 메디컬센터는 “부상 정도가 심한 피해자가 3명 더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트랜의 지인을 인용, 그가 중국 출신 이민자라고 보도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60, 70대 노인이며 중국계로 추정된다. 노인이 노인을 무더기 살해한 사건으로, 로이터통신은 “70세가 넘은 사람이 이 같은 총기난사 범죄를 저지른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교습소 안팎에서 대용량 탄창이 달린 반자동 권총으로 총알 42발을 쐈다. 해당 교습소는 중국계를 비롯해 나이 든 현지 주민이 사교춤을 배우며 교류하는 장소로, 희생자들이 사건 당일 음력설을 맞아 야외에서 추는 ‘광장무’를 연습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이곳에서 참극을 벌인 뒤 20분이 지나 3㎞ 떨어진 인근 도시 알햄브라의 또 다른 댄스 교습소 ‘라이라이 볼룸·스튜디오’에서 2차 범행을 시도했으나 2명의 시민에게 권총을 뺏기자 차를 타고 달아났다. 용의자는 다음 날 사건 현장에서 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한 쇼핑몰 야외주차장 내 차량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범행동기를 조사 중인 가운데 중국계 커뮤니티에선 용의자가 댄스 교습소의 음력설 행사에 초청받지 못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음력설을 앞두고, 아시안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이라 한인사회는 불안에 떨었다. 한국 외교부는 23일 “현재까지 우리 공관이나 지역 한인회 등을 통해 접수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총격이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 아시안 커뮤니티에도 큰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5월 21명이 목숨을 잃은 텍사스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최악의 총기참사로 거론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이 아시아계 미국인과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제도민 지역사회에 얼마나 심대한 충격을 안겼는지 알고 있다. 지역 및 주 당국에 연방정부의 지원을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23일 애도 성명을 내고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와의 연대를 표했다.

LA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지 이틀 뒤인 23일 오후 2시30분께 캘리포니아주 서부에서도 60대 노동자가 총기를 난사,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48㎞가량 떨어진 해프문베이 외곽의 농장지역에서 총격이 벌어졌으며, 용의자 자오춘리(67)를 체포해 구금 중이라고 샌머테이오카운티 보안관실이 밝혔다. 현지 언론 NBC 베이 에어리어는 “희생자가 모두 중국계 일꾼”이라고 전했다. 용의자도 중국계라는 소문이 돈다. 보안관실은 용의자가 범행 장소의 어린이 돌봄공간에서 일하고 있었고, 아이들이 하교한 뒤 총격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 내 총격사건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총기폭력 아카이브’ 자료를 인용, 올해 들어 현재까지 3주간 총 38번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게 2023년의 미국”이라며 미국 사회의 고질병인 총기사건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빈발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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