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최빈국 예멘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는 군중이 대거 압사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외신보도에 따르면 19일 오후 예멘 수도 사나의 옛 시가지 일대 한 학교에 마련된 자선행사장에서 수십 명이 눌리거나 밟혀 숨졌다.

AP통신은 사나를 통치하는 후티 반군의 말을 인용해 사망자가 최소 78명이라고 보도했으나, 사망자가 85명, 부상자가 332명이라고 추가 보도했다.

사상자 수는 계속 느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호데이다의 헤이즈 지구 한 캠프에서 내전으로 추방된 예멘인들이 음식과 생필품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발생 지역은 성곽 유적과 대모스크 등이 있는 수도 사나 중심 지역으로,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후티 반군 측은 참사 발생 직후 행사장인 학교를 봉쇄하고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반군 측 내무부의 대변인은 민간 상인들이 지방정부와 조율하지 않은 채 행사를 열어 군중을 상대로 돈을 임의로 나눠주다가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반면 사고 목격자들은 사고 원인으로 후티 군경을 지목했다. 무장한 군경이 군중을 통제하기 위해 허공에 발포를 시작하자 전깃줄이 폭발했고, 이에 사람들이 혼비백산해 달아나기 시작하면서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내전이 9년째 계속된 예멘은 지구촌에서 가장 빈곤이 심한 지역으로 꼽힌다. 주민들은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 굶주림 전염병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