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7 찾은 젤렌스키 인정했지만
- 대통령실 급히 정정 “일부 통제”
- 러, 국제재판소 검사장 수배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의 지지를 얻고자 주요 7개국(G7) 회담이 열린 일본에 간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를 완전히 장악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흐무트가 러시아에 함락됐다고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부인했다.
로이터 AFP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 국방부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바그너그룹의 공격 작전과 러시아 군의 포병 및 항공 지원으로 아르툐몹스크(바흐무트) 해방을 완수했다”고 밝혔다. 전날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바흐무트를 완전 점령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러시아 국방부도 이를 확인한 것이다. 전날 프리고진은 동영상을 공개하고 “오늘 정오를 기해 바흐무트가 완전히 장악됐다. 건물 하나하나까지 우리가 전체 도시를 점령했다”면서 “오는 25일 바그너그룹은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고, 러시아 정규군에게 해당 지역을 넘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축전을 보냈다.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공격 부대와 러시아 정규군 부대가 바흐무트 해방 작전을 완수한 것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과 ‘해방 작전’으로 칭한다.
21일 일본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 일정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흐무트가 현재 우크라이나 수중에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답변을 두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은 바흐무트 함락을 부인한 것”이라고 정정하는 입장을 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도 이날 “우리 군이 바흐무트 측면을 따라 도시를 부분적으로 포위했다. 도시 일부를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무트는 러시아가 동부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 필요한 요충지로,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최장기간 전투가 벌어진 최대 격전지다. 러시아가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간 집중 공세를 퍼부었지만 쉽게 점령하지 못한 곳으로, 바흐무트 완전 장악이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내 주요 도시를 차지한다는 의미가 있다. 장기간 소모전을 펼칠 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은 아니라는 분석이 서방 언론을 중심으로 나왔지만 오랫동안 양측이 소모전을 펼쳐온 만큼 군 사기 측면에서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전범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영국 출신 카림 칸 검사장을 상대로 수배령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19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 3월 ICC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불법 이주시킨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즉각 ICC 칸 검사장과 판사 등을 상대로 형사소송에 착수했으며, 지난달 ICC에 협조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데 이어 이번엔 ICC 검사 수배령까지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ICC는 20일 성명을 내고 “ICC를 흔들려는 이 같은 위협적이고 용납될 수 없는 시도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