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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글로벌픽] 본드로 고속도로에 손을 붙이고 앉아

부산외대-국제신문 공동기획

글로벌 핫이슈의 맥을 보다<4>

독일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

급진적 행동도 서슴지 않아

  • 세바스티안 뮐러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교수
  •  |   입력 : 2023-05-30 17: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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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오스트리아 주요 도시를 자동차로 출퇴근하다 보면 시위자들이 도로를 막아 속수무책 기다려야 할 때가 가끔 있다. 이 활동가들은 극단적인 형태의 시위를 벌이기 때문에 경찰이나 행인들이 이를 쉽게 처리할 수가 없다. 대의를 위해서라면 그들의 안전과 건강도 불사한다. 초강력 접착제로 손을 아스팔트에 붙이는 일도 벌인다.

한 기후행동가가 지난 22일 독일 베를린 도로에서 강력접착제로 손을 아스팔트에 붙인 채 시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 활동가들은 2021년 독일에서 설립된 환경운동단체인 ‘Letzte Generation’(마지막 세대)의 일원이다. 이 단체명은 현재 세대가 기후 변화로 인한 치명적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는 믿음을 반영하고 있다. 전 연령대의 시민을 포함한 이 단체는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는 책임감에 극단적인 행동도 스스럼없이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럽과 그 외 지역의 정부가 지구 온난화 방지 조처에 대해 주저하거나 무지한 결정을 내리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여러 단체가 등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단체는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주도한 글로벌 ‘Friday‘s for Future’ 운동과 영국에서 시작된 유럽 기반의 ‘Extinction Rebellion’이다. ‘Extinction Rebellion’ 역시 극단적인 형태로 시위를 벌이지만 ‘Letzte Generation’의 활동과는 비교할 수 없다.

‘마지막 세대’ 활동가들이 기후회의에 저항하기 위해 지난 16일 독일 베를린 고속도로 바닥에 본드를 바르고 앉아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마지막 세대’는 지난해에 시민불복종을 포함하는 370건 이상의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베를린 뮌헨 등지에서 도로를 막고, 로마에서 반 고흐 그림에 수프를 던지고, 포츠담에서 모네 그림에 감자 으깬 것을 발랐다. 그들은 또한 독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석유를 시추하고, 스포츠 행사를 중단시키고, 공항에서 시위하고 항공기를 막았다. 접착제로 손을 바닥이나 근처 구조물에 붙이는 것은 비폭력 시위의 상징이 됐다. 비록 상징적인 성격이지만, 그들의 행동은 상당한 공공의 분노를 자아냈다. 일부 독일 연방 주에서는 검찰이 이 단체를 범죄 조직으로 규정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급진적 환경단체를 범죄로 규정하려는 배후에는 놀랍게도 독일 녹색당을 포함한 세 정당의 연립 정부가 있다. 녹색당은 독일 1970년대의 평화와 환경운동에서 유래한 정당으로, 한때 특이하고 때로 급진적인 활동을 하던 정당이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과 사회 분야에서 의식 있는 중산층에게서 지지를 받으며 자리 잡은 정당이 되었다.

‘마지막 세대’의 항의 형태는 독일 사회에서 수용하기 어려우며 그저 주목을 끌기 위한 것으로 비판받았지만, 이러한 주목과 비판이 바로 이 활동가들이 목표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위 방법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무관하게 이 단체는 환경 위기가 언론이나 대중의 의식 속에 충분히 인식되지 않는다고 본다. 따라서 시위대는 세계적 기후 위기를 바로잡을 마지막 세대로서의 사명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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