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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열 3위’ 하원의장 전격 해임…234년 역사상 처음

임시예산 처리 셧다운 막았지만 공화 강경파 반란에 민주당 가세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3-10-04 20:00:03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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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216표, 반대 210표 가결
- 매카시 “재출마 않을 것” 선그어
- 예산안 협상 등 대혼란 겪을 듯

케빈 매카시(공화)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전격 해임됐다.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해임된 것은 234년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해임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워싱턴DC 하원 의회를 떠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 하원은 3일(현지시간) 전체 회의를 열고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을 놓고 표결해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해임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미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이나 당내 소수 강경파가 민주당과 합세하면서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지시한 매카시 전 의장에 반대해 당론으로 ‘해임 찬성’을 못 박은 민주당 투표 참가 의원 전원에, 반란을 주도한 강경파 의원 8명의 찬성표가 합해지면서 해임안이 가결됐다. 전날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매카시가 추진한 임시예산안 처리에 반발해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을 제출했다. 매카시는 “나는 살아남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반응을 보였으나 다음 날 바로 이어진 표결에서 반란표가 나오면서 처음으로 불신임당한 미 하원의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미국 하원에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제출된 것은 조지프 캐넌(1910년)과 존 베이너(2015년) 하원의장에 이어 세 번째며, 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의회는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이전 연방정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공화당 강경파가 2024 회계연도 정부 지출을 2022년 수준인 1조4700억 달러로 줄이지 않는 한 어떤 예산안 처리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셧다운(연방정부 기능 마비) 위기를 키웠다. 매카시 전 의장이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제외한 45일짜리 임시예산을 가까스로 처리하며 셧다운 위기는 넘겼으나, 같은 당 강경파 의원이 이에 반발하며 의장 해임결의안을 내면서 해임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사상 첫 하원의장 퇴출이라는 충격 속에 미 의회는 당분간 대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하원의장이 공석이 되면서 간신히 내달 중순으로 미뤄놓은 내년도 예산안과 국방수권법(NDAA·국방예산법), 우크라이나 지원 등 중요한 의사일정 처리를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강경파의 파워가 확인되면서, 앞으로 누가 하원의장이 돼도 민주당이나 조 바이든 정부와 협상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강경파 요구가 반영되지 않으면 다시 반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카시 전 의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인 공화당 패트릭 맥헨리 금융위원장이 임시 하원의장을 맡긴 했으나 권한이 제한적이다.

공화당으로서는 후임 선출이 시급하나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올해 1월 매카시 선출 당시에도 강경파와의 줄다리기로 15번이나 투표한 끝에 겨우 하원의장이 정해진 바 있다. 당시 하원의장 선출을 지연시킨 이들이 이번 하원의장 해임 사태를 주도한 공화당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다. 쫓겨난 매카시 전 의장이 재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그는 이날 “의장직을 떠난다. 재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 톰 에머 원내총무 등 당내 넘버 2·3가 하마평에 오르나 유력 후보부터 선출 시기까지 불투명하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나라에 닥친 시급한 문제들을 미룰 수 없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이 조속히 의장을 선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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