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6일 일본 정부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을 지지할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 애초 원유 수입 등 중동과의 관계를 중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개최지로 지지하는 목소리가 강했지만,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노력해 온 점을 고려해 부산 지지 방침을 거의 굳혔다고 전했다. 또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 현 정권을 뒷받침해서 한일관계 추가 개선을 도모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9월 인도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부산 유치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비공식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그동안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민간에서도 일본 정부가 ‘2030엑스포 부산 개최’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지난 9월 열린 제31차 한일포럼 직후 공동 성명에서 “일본 정부가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지하고, 2025오사카·간사이엑스포와 2030부산엑스포 공동 플랫폼을 구성할 것을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부산과 간사이를 연계하는 한일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일포럼은 한일 양국 오피니언 리더 간 민간 협의체다. 특히 5년 전 2025오사카엑스포 유치전 때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일본을 밀어준 것을 상기하며 일본의 지지를 유도하기도 했다.

부산으로서는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된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세 차례 엑스포 유치에 성공해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했다. 또 국제박람회기구(BIE) 내에서 위상도 높다. 일본의 지지에 따라 막판 치열한 유치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다른 국가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로 인해 그동안 박형준 부산시장도 여러 차례 일본을 찾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2030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이 결정되면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를 준비·개최하면서 얻게 된 여러 정보를 한국과 공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