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軍, 구호품 대기자에 또 총격”
- 아랍 매체, 최대 17명 사망 주장
- 병원 36곳 중 10곳만 부분 운영
- 이스라엘-하마스 카이로서 회동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마저 한계에 도달했다. 주민들이 기근에 시달리고 응급환자가 넘쳐나지만 속수무책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하루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와 팔레스타인 와파(WAFA) 통신은 지난 30일(현지시간) 가자 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쿠웨이트 로터리 근처에서 구호품 트럭을 기다리던 팔레스타인 민간인 10여 명이 이스라엘의 총격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17명이 사망하고 30명가량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앞서 지난 29일 같은 장소에서 구호품 전달 중 총격으로 5명의 팔레스타인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당시 수천 명이 구호품 트럭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알자지라는 덧붙였다.
목숨을 걸고 구호품을 기다릴 만큼 가자 지구 상황은 최악이다. 미국은 가자 지구 북부 일부 지역이 이미 기근 상태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 당국자는 “북부의 경우 일부 지역에 이미 (기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엔 산하기구 등과 협력해 세계 식량 위기를 파악하는 국제기구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의 최신 보고서의 전망도 비슷하다. 보고서는 가자 지구 전역의 식량난이 심각한 가운데 북부의 사정은 더 어렵다며 지금부터 5월 사이에 언제든 기근 단계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근은 IPC의 식량 위기의 심각성 분류 기준인 ‘정상(None/Minimal)-경고(Stressed)-위기(Crisis)-비상(Emergency)-재앙·기근(Catastrophe/Famine)’ 중 최고 단계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 지구에서 다른 국가로 응급 이송이 필요한 환자가 900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폭격으로 인한 부상자, 암 치료나 신장 투석이 필요한 환자 등 가자 지구에서 생명을 구할 수 없는 이들은 응급이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이 환자들이 가자 지구 내 의료시설에서는 치료받을 길이 없다고 봤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전에는 가자 지구에 병원 36곳이 있었지만 현재 부분적으로나마 기능을 수행하는 곳은 10개로 줄었다.
또한 가자 지구에서 전체 학교 가운데 68%가 완전히 파괴되거나 부서져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전쟁 발발 이후 가자 지구에 포격과 교전 행위가 이어지면서 학교의 3분의 2 정도는 기능을 잃었다고 밝혔다. 전체 학교의 38%가 전면 재건이 필요할 정도로 파괴됐고, 30%는 복구 공사가 불가피한 수준으로 부서졌다고 OCHA는 전했다.
인도주의 위기가 한계에 다달은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3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모사드와 신베트 등 정보기관 수장에게 가자 지구 휴전 협상의 재개를 승인한 바 있다.
한편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은 쌀 파스타 밀가루 통조림 등 100만끼 이상의 식량과 생필품 등을 실은 선단이 키프로스의 항구에서 출항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에 이은 2차 구호 선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