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정권을 잡은 디나 볼루아르테(61·사진) 페루 대통령이 만 2년도 되지 않아 탄핵당할 처지에 몰리고 있다. 이른바 ‘롤렉스 시계 스캔들’ 여파다.
페루 국회는 1일(현지시간) 마르고트 팔라시오스(40)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에 의해 발의된 대통령 탄핵안을 홈페이지 의안정보 시스템에 게시했다. 팔라시오스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행정부 통제라는 국회 기능을 행사하기 위해 우리는 명품 시계와 보석류 등 문제를 일으킨 볼루아르테에 대해 도덕적 무능력을 사유로 탄핵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도덕적 무능은 과거 여러 페루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데 쓰인 ‘단골 사유’다. 페루 헌법을 보면 대통령은 사망 또는 국회에서 판단한 신체·도덕적 무능력 등을 이유로 국회 의결을 거쳐 해임될 수 있다. 반역 행위나 선거방해 등 특정 범죄에 따른 처벌도 해임 사유다. 이 가운데 도덕적 무능력은 전적으로 국회의원들의 판단에 따른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2016∼2018년)와 마르틴 비스카라(2018∼2020년) 등 최근 잇따라 탄핵당한 페루 대통령도 모두 도덕적 무능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볼루아르테 전임인 페드로 카스티요(2021∼2022년) 전 대통령 역시 국회 해산을 시도하다 도덕적 무능을 사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1만4000달러(약 1875만 원) 상당의 롤렉스를 비롯해 최소 14점의 시계를 착용하고 약 2년여간 공식 일정(부통령 시기 포함)을 소화했다가, 불분명한 시계들 취득 경위를 문제 삼는 언론 보도 이후 검찰 수사망에 올랐다.
페루 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총의석수의 40%(52명)를 넘는 의원들의 동의를 받으면 본회의에서 탄핵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 탄핵안은 재적의원 3분의 2를 넘으면 가결된다. 페루 의석수는 130석으로, 가결에는 87석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연합뉴스